어느 순간 전쟁 이야기에 쌀포대가 자주 등장한다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전장의 병사들은 포탄 한 발을 쏠 때마다 ‘쌀 한 가마니 날아간다’고 외치곤 했습니다. 포탄값을 쌀가마에 비유한 것입니다. 쌀포대는 그들이 살던 시대에 값을 치르거나 거래하는데 쓰이던 것이었고, 귀한 것이었고, 여러 가지로 쓰임이 있는 것이었습니다. 또 쌀포대는 가난, 포탄(전쟁 비용), 학살과 피해에 대한 목숨값, 전장과 시장(암거래)을 이야기할 때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인가 쌀포대에는 여러 사건과 이야기가 겹쳐 있습니다.
전쟁과 쌀포대가 배경으로 삼은 사진에는 한 참전군인의 얼굴이 있습니다. 우리는 105mm 곡사포의 포구 너머에서 이쪽을 응시하는 그의 얼굴을 마주합니다. 서로 마주 보는 거리는 포신만큼의 거리에 불과하지만, 그저 아득하기만 합니다. 참전군인, 그리고 우리 각자가 서 있는 자리만큼이나 말입니다. 한 발 쏠 때마다 쌀 한 가마니값을 날려버린 포구 앞에서 문득 저편에 서 있는 참전군인을 바라봅니다. 그만큼의 거리를 알아차리고 매년 구술 활동과 공유회가 조금씩 서로 다가가는 기회이길 바라며, 올해도 긴 고민을 담아 이야기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2025 아카이브평화기억 구술활동공유회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어느 순간 전쟁 이야기에 쌀포대가 자주 등장한다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전장의 병사들은 포탄 한 발을 쏠 때마다 ‘쌀 한 가마니 날아간다’고 외치곤 했습니다. 포탄값을 쌀가마에 비유한 것입니다. 쌀포대는 그들이 살던 시대에 값을 치르거나 거래하는데 쓰이던 것이었고, 귀한 것이었고, 여러 가지로 쓰임이 있는 것이었습니다. 또 쌀포대는 가난, 포탄(전쟁 비용), 학살과 피해에 대한 목숨값, 전장과 시장(암거래)을 이야기할 때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인가 쌀포대에는 여러 사건과 이야기가 겹쳐 있습니다.
전쟁과 쌀포대가 배경으로 삼은 사진에는 한 참전군인의 얼굴이 있습니다. 우리는 105mm 곡사포의 포구 너머에서 이쪽을 응시하는 그의 얼굴을 마주합니다. 서로 마주 보는 거리는 포신만큼의 거리에 불과하지만, 그저 아득하기만 합니다. 참전군인, 그리고 우리 각자가 서 있는 자리만큼이나 말입니다. 한 발 쏠 때마다 쌀 한 가마니값을 날려버린 포구 앞에서 문득 저편에 서 있는 참전군인을 바라봅니다. 그만큼의 거리를 알아차리고 매년 구술 활동과 공유회가 조금씩 서로 다가가는 기회이길 바라며, 올해도 긴 고민을 담아 이야기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2025 아카이브평화기억 구술활동공유회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일시: 2025년 11월 7일 금요일 오후 2시
○ 장소: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 모이다홀
○ 참가비: 1만 원(국민 477401-01-258810 아카이브평화기억)
○ 참가신청:
https://forms.gle/PjFoEN2dRMU5Axsc8
○ 주최: 아카이브평화기억
○ 지원: 재단법인 바보의나눔
○ 프로그램
시작하며 14:00
말과 말 사이에서 길어 올린 것들 / 석미화
1부 발표와 토론 14:15~15:45
손으로 말하는 전쟁 이야기: 전쟁은 ‘개판’ / 이재춘 지희경
총을 들거나, 들지 않거나: 전투병과 비전투병의 전쟁 기억에 대하여 / 박내현 김예린 추병진 전여진
참전군인 이야기가 종교, 평화, 양심적 병역거부와 만날 때: 반전평화 의식의 초석에 관한 연구노트 / 윤명숙
2부 발표와 토론 16:00~17:30
전쟁 기억과 혐오 사이의 말들: 군인은 어떻게 여성을 혐오하게 되었나 / 이소연
타인의 전쟁 경험에서 가족의 서사로: 전쟁 기억으로 가족 재구성하기 / 오다준
나는 그의 평화가 어떤 것인지 궁금해졌다 / 김혜은 박혜진 진혜정 채은
참전군인과 민간인 학살에 대해 이야기 하다 / 석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