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7일 오후 2시, 서울시 공익활동지원센터 모이다홀에서 2025 아카이브평화기억 구술활동 공유회가 열렸습니다.
올해 초부터 시민참여형 구술활동 '참전군인을 만나러 갑니다'프로젝트에 함께한 시민들이 첫 만남(3월 8일) 이후 그동안의 활동을 나누는 자리입니다. 아카이브평화기억은 올해로 3년차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매년 20여명 안팎의 다양한 시민들이 함께하며,
참전군인과의 만남도 햇수를 더해갈 수록 깊이와 다양성을 더해가고 있습니다.
2025 아카이브평화기억 구술 활동 공유회
전쟁과 쌀 포대
가난, 전쟁 비용, 암거래, 학살과 피해에 대한 목숨값
프로그램
시작하며
14:00
말과 말 사이에서 길어 올린 것들 / 석미화
1부 발표와 토론
14:15~15:45
손으로 말하는 전쟁 이야기: 전쟁은 ‘개판’ / 이재춘 지희경
총을 들거나, 들지 않거나: 전투병과 비전투병의 전쟁 기억에 대하여
/ 박내현 김예린 추병진 전여진
참전군인 이야기가 종교, 평화, 양심적 병역거부와 만날 때:
반전 평화 의식의 초석에 관한 연구 노트 / 윤명숙
2부 발표와 토론
16:00~17:30
전쟁 기억과 혐오 사이의 말들: 군인은 어떻게 여성을 혐오하게 되었나 / 이소연
타인의 전쟁 경험에서 가족의 서사로: 전쟁 기억으로 가족 재구성하기 / 오다준
나는 그의 평화가 어떤 것인지 궁금해졌다 / 김혜은 박혜진 진혜정 여채은
참전군인과 민간인학살에 대해 이야기하다 / 석미화


<시작하며: 말과 말 사이에서 길어올린 것들_석미화>
시민참여형 구술활동 공유회‘참전군인을 만나러 갑니다’세 번째 발표 자리를 엽니다. 2023년부터 해마다 관심 있는 시민 참가자를 모집하고, 함께 공부하고, 참전군인을 만나고, 기록하고, 글을 쓰고, 발표를 준비하기까지 참으로 긴 여정이 이 프로젝트에 담겨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자리를 가능케 한 것은 여러 차례의 요청과 만남에도 기꺼이 함께해준 참전군인과 참전군인의 가족이 있기 떄문입니다. 그리고 각자 바쁜 일상에서 틈틈이 이 활동을 해내는 시민 참여자들의 열정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자료집에 수록된 글을 읽어보면 알 수 있습니다. 다양한 이들이 이 만남을 어떻게 마주하고 이해하고 연결하고자 애쓰는지를 말입니다.
처음에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누가 이 긴 작업에 함께 할 수 있을까’, ‘과연 지속 가능한 활동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라는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가장 컸습니다. 해보지 않은 일이었고, 할 수 있는 일인지도 모른 채 망설이는 마음과 해보자는 마음 사이에서 시작된 일이었습니다. 첫해의 활동은 ‘만남’이 가장 큰 화두였습니다. 만남을 위한 준비에 공을 들였고, 만남의 과정과 실패를 숨기지 않고 드러내었으며 ‘소통’에 대한 고민과 어려움 속에서도 ‘만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2023 아카이브평화기억 구술활동 공유회 ‘참전군인을 만나는 중입니다’2023년 10월 28일 토요일 10:00~17:30)
만남에 대한 질문을 가지고 열린 두 번째 공유회의 제목은 ‘그의 전쟁가방을 열다’입니다. (2024 아카이브평화기억 구술활동 공유회 ‘그의 전쟁가방을 열다’2024년 12월 12일 목요일 16:30~21:00) 그해의 화두는 ‘병사(兵士)’였습니다. 참전 경험, 병과, 계급, 시기 등을 가리지 않고 주변의 참전군인을 섭외해 진행된 구술 활동은 자연스럽게 한때‘병사’였던 그들의 이야기에 주목하게 됩니다. 그 이야기는 영화나 책에서 본 듯한 포탄이 터지고 치열한 격전이 벌어지는 전쟁터의 장면이 아닌-오히려 그것은 영화 속 오락일 뿐-복잡하게 들여다봐야만 볼 수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상상 바깥에 존재하는 비전투병의 경험 또한 ‘병사’들의 이야기로 세상에 다르게 발화되고, 그들의 현재를 구성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전쟁 이후 죽거나 다친‘병사’들의 몸은 국가 서사에 편입되어 호국과 보훈을 증명하는 존재로서 때때로 등장합니다. ‘참전군인’, 과거에 병사였던 이들의 현재적 호명 속에서 전쟁과 국가, 병사가 한 사람의 몸으로 소환되고 있었습니다.
올해 구술활동 공유회의 주제는 ‘전쟁과 쌀 포대’입니다. ‘쌀 포대’는 참전군인 이야기에 심심치 않게 등장합니다. 그것은 전장에서 주요한 교환 수단이었고, 팔면 돈이 되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부대 인근 마을 주민에게 손해를 입히면 씨레이션(전투식량)이나 쌀 포대로 보상을 하기도 했습니다. 한국군에 의해 피해 입은 꽝남성 퐁니마을 사건에도 한국군이 쌀 30포대를 주었다는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Vietnam War Victims Wanted Justice. They Were Given ‘30 Bags of Rice.’, NewYork Times, 2021.8.21.) 가난하고 힘든 시절에 마구 쏘아버리는 포탄 한 발은 쌀 한 가마니값과 맞먹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참전군인은 포 한 발을 쏘며 ‘쌀 한 가마니 날아간다’고 외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한 참전군인의 이야기에는 소모하지 못한 포탄은 화약을 제거하고 땅에 묻기도 했다는 에피소드가 등장합니다. 전장에서 쌀 포대는 가난, 전쟁 비용, 전장과 시장(암거래)을 상징하기도 하고 학살과 피해에 대한 목숨값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공유회 주제에 ‘쌀 포대’가 등장하는 것은 전장과 시대에 가깝게 다가가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자는 요청을 담은 것이기도 합니다.
3년 차에 접어드는 시민참여형 구술 활동은 여러 고민과 실험적 시도들 앞에 놓여 있습니다. 참전군인과 관계를 만들며 이야기해 나가는 활동이 1년을 단위로 시작되고 정리되지 않을뿐더러 참여하는 시민들은 이제 1년 차로 시작하는 이들부터 3년 차 이상 참여자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이들의 참여가 이 프로젝트의 장점이지만 베트남전쟁이나 참전군인과의 만남을 이어 나가는 데 다양성을 어떻게 참여와 열정, 지속가능한 활동으로 연결할 수 있을까는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지난 구술 활동이 남긴 질문과 활동에 대한 약속을 이어 나가는 것도 무거운 책임감으로 다가옵니다. 무엇보다 경계에서 공론장을 꾸리다 보니 가끔은 스스로 검열하고, 심장이 쫄깃해지는 경우를 마주하기도 합니다.
올해 공유회에는 참전군인의 말과 말 사이에서 길어 올린 여러 주제가 등장합니다. 목소리를 잃은 참전군인과 종이와 펜으로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의 방식과 기록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가 들려준 베트남전쟁 참전 초기의 상황은 소중한 증언으로서의 가치를 가집니다. 지난해에 이어 비전투병과 만남을 하며 전장의 경험과 기억에 대한 질문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오히려 스펙타클한 전장의 경험보다 일상과도 같은 전장 상황이 전쟁의 구조와 폭력을 마주하는데 더 중요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참전군인의 전쟁 이야기에는 여성과 가족이 자주 등장합니다. 그 이야기는 전쟁과 여성, 군사주의, 가족에 대한 질문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오랜 시민사회의 진상규명 활동 속에 제기되어 온 한국군 민간인학살 문제에 대해 참전군인과 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지난해 여호와의증인인 참전군인과의 만남으로 생긴 전쟁과 종교에 대한 고민을 올해도 이어가 봅니다. 하나하나의 주제마다 긴 토론이 필요한 이야기입니다. 이 주제들을 깊이 들여다보는 것은 앞으로의 과제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번 구술활동 공유회에 함께하는 분들에게도 참전군인 이야기를 평화와 관련한 여러 주제와 연결해 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야기를 나누어주고 원고 검토와 발표까지 조언을 아끼지 않은 구술자 참전군인(과 가족)과 이 공유회를 함께 준비했음을 다시 한번 밝힙니다. 그리고 구술 활동의 긴 과정과 발표까지 마다하지 않고, 기꺼이 시간과 열정을 다해 함께한 시민 참여자이자 동료들에게 감동의 마음을 보냅니다.

손으로 말하는 전쟁 이야기: 전쟁은 ‘개판’ / 이재춘 지희경

총을 들거나, 들지 않거나: 전투병과 비전투병의 전쟁 기억에 대하여
/ 박내현 김예린 추병진 전여진

참전군인 이야기가 종교, 평화, 양심적 병역거부와 만날 때:
반전 평화 의식의 초석에 관한 연구 노트 / 윤명숙

나는 그의 평화가 어떤 것인지 궁금해졌다 / 김혜은 박혜진 진혜정 여채은

전쟁 기억과 혐오 사이의 말들: 군인은 어떻게 여성을 혐오하게 되었나 / 이소연
타인의 전쟁 경험에서 가족의 서사로: 전쟁 기억으로 가족 재구성하기 / 오다준

참전군인과 민간인학살에 대해 이야기하다 / 석미화

2025 아카이브평화기억 구술활동 공유회 참가자들과 함께
공유회를 준비하고 발표하는 시간 또한 향후 활동에 대해 고민하고 배워나가는 시간이었답니다. 함께하는 시민 여러분이 각자의 생활 속에 참전군인을 만나고 글을 쓰고 발표준비를 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표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모습이 멋졌어요. 이날 공유회에는 총 14명의 시민이 글을 쓰고 발표를 준비했습니다. 2023년부터 만남을 해 온 참전군인 이야기부터 올해 첫 만남을 갖게 된 분, 참전군인을 비롯해 가족의 이야기가 함께 이야기되었습니다. 올해 공유회의 특징은 각각의 발표를 주제와 연결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일 것입니다. 이날 많은 분들이 자리를 가득 채워주고 끝까지 함께 해주셨어요. 공유회 현장의 프로그램과 모두글을 시작으로 발표와 글을 하나씩 소개해 드릴게요.
2025년 11월 7일 오후 2시, 서울시 공익활동지원센터 모이다홀에서 2025 아카이브평화기억 구술활동 공유회가 열렸습니다.
올해 초부터 시민참여형 구술활동 '참전군인을 만나러 갑니다'프로젝트에 함께한 시민들이 첫 만남(3월 8일) 이후 그동안의 활동을 나누는 자리입니다. 아카이브평화기억은 올해로 3년차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매년 20여명 안팎의 다양한 시민들이 함께하며,
참전군인과의 만남도 햇수를 더해갈 수록 깊이와 다양성을 더해가고 있습니다.
2025 아카이브평화기억 구술 활동 공유회
전쟁과 쌀 포대
가난, 전쟁 비용, 암거래, 학살과 피해에 대한 목숨값
프로그램
시작하며
14:00
말과 말 사이에서 길어 올린 것들 / 석미화
1부 발표와 토론
14:15~15:45
손으로 말하는 전쟁 이야기: 전쟁은 ‘개판’ / 이재춘 지희경
총을 들거나, 들지 않거나: 전투병과 비전투병의 전쟁 기억에 대하여
/ 박내현 김예린 추병진 전여진
참전군인 이야기가 종교, 평화, 양심적 병역거부와 만날 때:
반전 평화 의식의 초석에 관한 연구 노트 / 윤명숙
2부 발표와 토론
16:00~17:30
전쟁 기억과 혐오 사이의 말들: 군인은 어떻게 여성을 혐오하게 되었나 / 이소연
타인의 전쟁 경험에서 가족의 서사로: 전쟁 기억으로 가족 재구성하기 / 오다준
나는 그의 평화가 어떤 것인지 궁금해졌다 / 김혜은 박혜진 진혜정 여채은
참전군인과 민간인학살에 대해 이야기하다 / 석미화
<시작하며: 말과 말 사이에서 길어올린 것들_석미화>
시민참여형 구술활동 공유회‘참전군인을 만나러 갑니다’세 번째 발표 자리를 엽니다. 2023년부터 해마다 관심 있는 시민 참가자를 모집하고, 함께 공부하고, 참전군인을 만나고, 기록하고, 글을 쓰고, 발표를 준비하기까지 참으로 긴 여정이 이 프로젝트에 담겨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자리를 가능케 한 것은 여러 차례의 요청과 만남에도 기꺼이 함께해준 참전군인과 참전군인의 가족이 있기 떄문입니다. 그리고 각자 바쁜 일상에서 틈틈이 이 활동을 해내는 시민 참여자들의 열정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자료집에 수록된 글을 읽어보면 알 수 있습니다. 다양한 이들이 이 만남을 어떻게 마주하고 이해하고 연결하고자 애쓰는지를 말입니다.
처음에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누가 이 긴 작업에 함께 할 수 있을까’, ‘과연 지속 가능한 활동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라는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가장 컸습니다. 해보지 않은 일이었고, 할 수 있는 일인지도 모른 채 망설이는 마음과 해보자는 마음 사이에서 시작된 일이었습니다. 첫해의 활동은 ‘만남’이 가장 큰 화두였습니다. 만남을 위한 준비에 공을 들였고, 만남의 과정과 실패를 숨기지 않고 드러내었으며 ‘소통’에 대한 고민과 어려움 속에서도 ‘만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2023 아카이브평화기억 구술활동 공유회 ‘참전군인을 만나는 중입니다’2023년 10월 28일 토요일 10:00~17:30)
만남에 대한 질문을 가지고 열린 두 번째 공유회의 제목은 ‘그의 전쟁가방을 열다’입니다. (2024 아카이브평화기억 구술활동 공유회 ‘그의 전쟁가방을 열다’2024년 12월 12일 목요일 16:30~21:00) 그해의 화두는 ‘병사(兵士)’였습니다. 참전 경험, 병과, 계급, 시기 등을 가리지 않고 주변의 참전군인을 섭외해 진행된 구술 활동은 자연스럽게 한때‘병사’였던 그들의 이야기에 주목하게 됩니다. 그 이야기는 영화나 책에서 본 듯한 포탄이 터지고 치열한 격전이 벌어지는 전쟁터의 장면이 아닌-오히려 그것은 영화 속 오락일 뿐-복잡하게 들여다봐야만 볼 수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상상 바깥에 존재하는 비전투병의 경험 또한 ‘병사’들의 이야기로 세상에 다르게 발화되고, 그들의 현재를 구성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전쟁 이후 죽거나 다친‘병사’들의 몸은 국가 서사에 편입되어 호국과 보훈을 증명하는 존재로서 때때로 등장합니다. ‘참전군인’, 과거에 병사였던 이들의 현재적 호명 속에서 전쟁과 국가, 병사가 한 사람의 몸으로 소환되고 있었습니다.
올해 구술활동 공유회의 주제는 ‘전쟁과 쌀 포대’입니다. ‘쌀 포대’는 참전군인 이야기에 심심치 않게 등장합니다. 그것은 전장에서 주요한 교환 수단이었고, 팔면 돈이 되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부대 인근 마을 주민에게 손해를 입히면 씨레이션(전투식량)이나 쌀 포대로 보상을 하기도 했습니다. 한국군에 의해 피해 입은 꽝남성 퐁니마을 사건에도 한국군이 쌀 30포대를 주었다는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Vietnam War Victims Wanted Justice. They Were Given ‘30 Bags of Rice.’, NewYork Times, 2021.8.21.) 가난하고 힘든 시절에 마구 쏘아버리는 포탄 한 발은 쌀 한 가마니값과 맞먹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참전군인은 포 한 발을 쏘며 ‘쌀 한 가마니 날아간다’고 외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한 참전군인의 이야기에는 소모하지 못한 포탄은 화약을 제거하고 땅에 묻기도 했다는 에피소드가 등장합니다. 전장에서 쌀 포대는 가난, 전쟁 비용, 전장과 시장(암거래)을 상징하기도 하고 학살과 피해에 대한 목숨값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공유회 주제에 ‘쌀 포대’가 등장하는 것은 전장과 시대에 가깝게 다가가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자는 요청을 담은 것이기도 합니다.
3년 차에 접어드는 시민참여형 구술 활동은 여러 고민과 실험적 시도들 앞에 놓여 있습니다. 참전군인과 관계를 만들며 이야기해 나가는 활동이 1년을 단위로 시작되고 정리되지 않을뿐더러 참여하는 시민들은 이제 1년 차로 시작하는 이들부터 3년 차 이상 참여자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이들의 참여가 이 프로젝트의 장점이지만 베트남전쟁이나 참전군인과의 만남을 이어 나가는 데 다양성을 어떻게 참여와 열정, 지속가능한 활동으로 연결할 수 있을까는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지난 구술 활동이 남긴 질문과 활동에 대한 약속을 이어 나가는 것도 무거운 책임감으로 다가옵니다. 무엇보다 경계에서 공론장을 꾸리다 보니 가끔은 스스로 검열하고, 심장이 쫄깃해지는 경우를 마주하기도 합니다.
올해 공유회에는 참전군인의 말과 말 사이에서 길어 올린 여러 주제가 등장합니다. 목소리를 잃은 참전군인과 종이와 펜으로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의 방식과 기록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가 들려준 베트남전쟁 참전 초기의 상황은 소중한 증언으로서의 가치를 가집니다. 지난해에 이어 비전투병과 만남을 하며 전장의 경험과 기억에 대한 질문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오히려 스펙타클한 전장의 경험보다 일상과도 같은 전장 상황이 전쟁의 구조와 폭력을 마주하는데 더 중요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참전군인의 전쟁 이야기에는 여성과 가족이 자주 등장합니다. 그 이야기는 전쟁과 여성, 군사주의, 가족에 대한 질문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오랜 시민사회의 진상규명 활동 속에 제기되어 온 한국군 민간인학살 문제에 대해 참전군인과 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지난해 여호와의증인인 참전군인과의 만남으로 생긴 전쟁과 종교에 대한 고민을 올해도 이어가 봅니다. 하나하나의 주제마다 긴 토론이 필요한 이야기입니다. 이 주제들을 깊이 들여다보는 것은 앞으로의 과제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번 구술활동 공유회에 함께하는 분들에게도 참전군인 이야기를 평화와 관련한 여러 주제와 연결해 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야기를 나누어주고 원고 검토와 발표까지 조언을 아끼지 않은 구술자 참전군인(과 가족)과 이 공유회를 함께 준비했음을 다시 한번 밝힙니다. 그리고 구술 활동의 긴 과정과 발표까지 마다하지 않고, 기꺼이 시간과 열정을 다해 함께한 시민 참여자이자 동료들에게 감동의 마음을 보냅니다.
손으로 말하는 전쟁 이야기: 전쟁은 ‘개판’ / 이재춘 지희경
총을 들거나, 들지 않거나: 전투병과 비전투병의 전쟁 기억에 대하여
/ 박내현 김예린 추병진 전여진
참전군인 이야기가 종교, 평화, 양심적 병역거부와 만날 때:
반전 평화 의식의 초석에 관한 연구 노트 / 윤명숙

나는 그의 평화가 어떤 것인지 궁금해졌다 / 김혜은 박혜진 진혜정 여채은
전쟁 기억과 혐오 사이의 말들: 군인은 어떻게 여성을 혐오하게 되었나 / 이소연
타인의 전쟁 경험에서 가족의 서사로: 전쟁 기억으로 가족 재구성하기 / 오다준
참전군인과 민간인학살에 대해 이야기하다 / 석미화
2025 아카이브평화기억 구술활동 공유회 참가자들과 함께
공유회를 준비하고 발표하는 시간 또한 향후 활동에 대해 고민하고 배워나가는 시간이었답니다. 함께하는 시민 여러분이 각자의 생활 속에 참전군인을 만나고 글을 쓰고 발표준비를 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표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모습이 멋졌어요. 이날 공유회에는 총 14명의 시민이 글을 쓰고 발표를 준비했습니다. 2023년부터 만남을 해 온 참전군인 이야기부터 올해 첫 만남을 갖게 된 분, 참전군인을 비롯해 가족의 이야기가 함께 이야기되었습니다. 올해 공유회의 특징은 각각의 발표를 주제와 연결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일 것입니다. 이날 많은 분들이 자리를 가득 채워주고 끝까지 함께 해주셨어요. 공유회 현장의 프로그램과 모두글을 시작으로 발표와 글을 하나씩 소개해 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