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기억 이야기다큐멘터리 <당신의 해방> : '2023년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 함께하며 / 노랭(박혜진)

안녕하세요 노랭이에요. 시간이 빠르게 흘러 벌써 9월이네요. 환절기 일교차로 시간의 흐름을 체감하게 되어요. 


지난 8월 24일 ~ 30일에는 제 25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열렸는데요, 영화제에서 제가 제작하였던 다큐 <당신의 해방>이 상영되어 다녀왔습니다! 벌써 2주가 훌쩍 넘었지만 그날의 소식을 전해드리고 싶어 포스팅해요. ㅎㅎ


<당신의 해방>은 평소라면  ‘꼰대의 이야기’로 치부했을 전장 속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당신 개인의 삶의 이야기로 연결지어 듣습니다. 그리고 참전군인 할아버지를 둔 청년들과, 고엽제 후유증으로 여전히 전쟁 중인 할아버지의 현재를 들여다보며 당신의 해방과 나의 해방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질문하는 다큐입니다. 


이는 작년 아카이브평화기억의 ‘월남으로 간 동창생들’ 프로젝트와, 올해 ‘참전군인을 만나러 갑니다!’ 활동과 연결된 작품이기도 해요. 


(글) 나의 할아버지를 이야기하다 : 다큐멘터리 <당신의 해방> '2023년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이틴즈 부문 선정작' / 노랭(박혜진)

*<월남으로 간 동창생들> 연구를 마무리하며 교육공동체 벗에 수록된 글입니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 함께한 소식 들려드릴게요!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 함께한 소식 들려드릴게요!




25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우리는 훨씬 끈질기다”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되었어요.


지금 여기, 끈기 있게 걷고 있는 서로의 현재를 나누고 다음 걸음을 모색하는 축제의 장을 마련한다.
오랜 팬데믹 상황이 종식된 지금, 물리적, 심리적 단절의 거리를 겪고 또 넘어서면서 변화해 온 일상 속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변화하는 삶의 환경과 조건 아래 제기된 새로운 문제 또는 가능성을 끈기 있게 탐색하고, 변화할 듯 여전히 변화하지 않은 현실 속 여러 층위의 벽과 질문들을 검질기게 마주하는 다양한 여성들과 여성들의 이야기가 모이고 서로 연결되는 현장을 함께 만들고자 한다. 때로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를 갈림길 같기도,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터널 같기도 한 길에서, 생각보다 훨씬 끈질기게 걷고 있는 서로의 현재와 안부를 만나는 순간순간을 통해 다음 걸음을 이어갈 위로와 힘을 나눌 수 있기를 희망한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홈페이지


<당신의 해방>은 25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세션 중 10대 감독의 작품을 상영하는 ‘아이틴즈’ 경쟁 세션으로 선정되어 

<귀신보다 수능이 더 무서워>, <보헤미안 인 스쿨>, <분화>, <전기소녀> 네 편의 영화와 함께 상영되었어요!


영화를 매개로 만나는 세계와 힘이 분명 존재할 것이라 믿으며, 기쁜 마음으로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 함께하였어요. '아이틴스 세션 상영 날에는 다큐에 등장하는 할아버지 김시호, 할머니 최순자 두 분과 함께 자리하였는데 그 자체로도 새로웠던 것 같아요.


다섯 편의 아이틴즈 영화 상영 후 감독들과 함께 gv 자리도 진행하였답니다. 


사진 : 둘리



 < 관객과의 대화 >

* 흐릿한 기억을 되살려... 질의응답 공유드려요


Q. <당신의 해방>을 만들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A.  <당신의 해방>을 만들 당시 재학하고 있었던 성미산학교에서 베트남전쟁에 관한 공부를 하게 되었고, 아카이브평화기억에서 진행한 ‘월남으로 간 동창생들’ 프로젝트에 함께하며 다른 참전군인을 만나게 되었다. 그 시기에 할아버지의 참전 사실을 접하였는데 나와 베트남전쟁의 연결고리를 느끼며 고민하게 되었던 것 같다. 나의 할아버지이자 참전군인인 김시호, 참전군인 할아버지를 둔 세 청년의 이야기를 통해 당신과 우리의 해방을 상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 이러한 고민은 주변에서 영향을 주는 많은 이들이 있어서 가능했던 것 같다.


Q. 할아버지와 감독은 세대가 다를 것 같은데 제작 과정에서 어떤 것을 고려했는지

A. 할아버지와 나는 세대 뿐만 아니라 전부 너무 다른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사회에서 베트남전쟁 참전군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있는데 명예로운 군인, 전쟁에 동원된 피해자, 총을 든 가해자 같은 것들이 있다. 나 또한 베트남전쟁에서 민간인학살이 있었다는 것 또한 알고 있고, 여러 잣대 사이에서 할아버지를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머리가 복잡했던 것 같다.
그런데 사실 참전군인은 하나의 정의로 단정지을 수 없는 복합적인 존재와 삶 자체인 것. 개인이 온전히 존재할 수 없었던 군대와 전쟁 경험이 이야기되지 않았던 경험을 통해 내가 또다시 일반화된 ‘참전군인’ 이미지를 이야기하게 되는 건 아닐까 고민했다. 너무 다르기에 그 지점을 조심하려 했던 것 같다.


Q. 청년들 이야기 중 힘이 된, 영향을 받은 이야기 들이 있는지

할아버지의 삶 전체를 이해하게 된 것은 아니지만 참전 이후의 삶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가은의 이야기가 유독 기억에 오래 남는 것 같다. 나 또한 어떤 이를 전부 이해할 수는 없고 그걸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삶의 순간들을 통해 내가 만난 할아버지가 되었는가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8월 30일에는 영화제 폐막식이 열렸어요.


폐막식에서는 경쟁 세션 수상과 폐막 선언이 진행되는데요, 

아이틴즈 세션에서 <당신의 해방>이 우수상을 수상하였답니다!


 

기쁜 마음을 나누며, 영향을 주고 받아주신 모든 분들께 고마운 마음을 보내요 !!


또한 <당신의 해방>의 고민은 베트남전쟁, 참전군인을 만나는, 확장하는 아카이브평화기억의 활동으로 연결되기도 해요. 아카이브 평화기억의 ‘참전군인을 만나러 갑니다!’ 구술 활동과 10월에 열릴 평화 워크숍, 공론장을 기대해 주세요. 


조만간 아카이브평화기억에서 함께 관계맺는 이들을 초대하여 <당신의 해방>을 함께 볼 수 있는 날을 기획해 보려 해요!

앞으로의 여정에도 함께해 주셨으면 좋겠는 마음 전하며 인사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