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기억 이야기[북토크 현장] 함께 읽는 책 『전쟁에 동원된 남자들』 _이상적인 피해자, 이상적인 가해자는 존재하는가, 그리고 여러 질문들

2025.6.26. <전쟁에 동원된 남자들> 출판기념 북토크가 열렸다


"참전군인의 목소리를 듣는 일은 그들이 가담하게 된 전쟁과 폭력의 서사를 만들거나, 양심적 증언자의 자리로 초대하려는 것이 아니다. 모든 책임을 가난한 시절이나 박정희 정권의 폭력과 기만 탓으로 두지 않고, 그들을 국가주의와 가부장제에 의해 희생된 수동적인 개인으로만 바라보지 않으려는 노력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기록은 참전군인을 가해의 자리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이야기의 자리에 초대하여 그들의 설 자리를 마련하는 활동이다. 전쟁 경험과 그것에 대한 인식, 그 이후의 삶을 묻고 들으며 그들과 함께 성찰하는 과정이다. 이것은 결국 참전군인과 함께 계급과 민족, 병역과 군대, 세대와 역사, 가족과 젠더에 관한 한국 사회의 여러 문제를 똑바로 마주하겠다는 의지이다."

『전쟁에 동원된 남자들』 중에서


인용된 글은 『전쟁에 동원된 남자들』 서문에 쓰인 편집자 주입니다. 이 책이 참전군인을 만나는 과정에서 무엇을 마주하려고 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는 대목입니다. 2025년 6월 말에 책이 나오고 한 달 여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만든 이들의 손을 떠나 길을 나선 책이 독자와 어떻게 만날까 궁금하고도 설렘 가득한 시간이었습니다. 북토크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책에 대해 이야기 나누며 기대보다 큰 관심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언론도 관심있는 보도를 내놓았습니다. 그 중 노컷 뉴스 보도에 책의 취지가 잘 드러나 있어 소개합니다.

 

“'전쟁에 동원된 남자들'은 전쟁의 기억을 개인의 기억에서 사회적 기억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책은 국가주의적 역사 서사를 해체하면서도 이들의 책임과 인간적 모순을 성실히 기록한다. 동시에 '누가 누구의 전쟁을 기억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우리에게 되묻는다.

베트남전이라는 감춰진 전쟁, 그 후예들의 고통, 전쟁을 둘러싼 한국 사회의 무의식적 합의와 망각. 이 책은 그것들을 다시 '듣는 일'로 복원하려 한다.”

가해자일까 피해자일까..베트남전 50년, 그들이 말하는 전쟁의 기억(CBS노컷뉴스, 김민수 기자, 2025.7.17.)


책 『전쟁에 동원된 남자들』은 6월 말부터 7월까지 네 번의 북토크로 독자들과 만났습니다. 책을 쓴 필진과 구술에 함께한 참전 군인과 가족, 추천글을 써 준 분들까지 다양한 이들이 이야기 자리에 함께했습니다. 북토크 현장에서는 책에서 고민하고 있는 첨예한 생각들과 미처 담지 못한 이야기까지 소중한 생각들이 오고 갔습니다. 


북토크 현장에서 가장 많이 이야기한 주제는 ‘가해’와 ‘피해’, ‘연루’, ‘듣기’와 ‘말하기’에 대한 것입니다. 

“전쟁에 동원된 그들은 가해자인가 피해자인가라는 풀리지 않는 질문을 넘어서 서로 연루된 거죠. 우리도 연루됐고 한국 현대사에 지금 여러분이나 여러분들 집안이 한국 현대사에 무슨 사건 친척 하나 안 걸린 분들은 없으실 거예요. 연루됨을 이야기해야 된다는 거죠. 정치적 올바름만을 가지고 비판을 할 수 있는, 그런 연루되지 않은 사람이 우리 중에 누가 있겠어요.” (정희진, 7월18일 북토크 현장에서)


『전쟁에 동원된 남자들』에 추천글을 쓴 조형근 선생님과 함께한 쩜오책방 북토크에서도 연루됨에 대한 이야기를 마주했습니다. 그의 추천글에도 ‘이제 우리가 읽음으로써 연루될 차례다’는 말이 등장하기도 하는데요. 북토크 현장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참전군인 오경렬 이야기를 인상적으로 읽었어요. 저는 '아 이분과는 언젠가 인연이 스쳐갔구나' 느낌을 받기도 했죠. 이분이 베트남 가려고 부산항에 도착했을 때 캄캄한 밤이었는데 배에서 나오는 화려한 불빛 때문에 되게 놀랐고 그 뒤로 보이는 산비탈의 가난한 집들과 너무 대비되어 보인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그때 제가 살던 동네가 바로 그곳이었어요. 저는 그곳에 살며 늘 그  배들을 보았죠. 그래서 아 그때 인연이 스쳐갔구나 생각했고, 또 이분이 전쟁에서 돌아와서는 부대에 적응하기 힘들어 문제 사병이 돼요. 영창에서 풀려난 후 대광리에서 목욕하고 술을 먹고 하룻밤 자고 부대에 들어갔다는 이야기가 등장하는데요. 대광리라는 곳이 주말에 군인들이 많이 가는 곳이기 때문에 군시절의 기억이 겹쳐 있는 곳이예요. 경원선 맨 마지막 세 개 역이 대광리역 신탄리역 백마고지역이예요. 연천과 철원 거쳐가는 데인데 거기는 휴전선 따라 올라가는 곳이예요.”(조형근, 7월25일 북토크 현장에서)  (백마고지역에서 연천역까지 열차운행은 중단되어 있으나 2025.8.6.자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2026년 7월부터 열차 운행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동네 사회학자 조형근은 그의 책 『콰이강의 다리 위에 조선인이 있었네』에서 연루됨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펼치고 있습니다. 영화 <콰이강의 다리>에서 등장하는 영국군 포로에 대한 실제 역사는 영국, 일본, 한국, 태국, 미얀마가 함께 연루된 ‘어긋나는 공동의 역사’임을 말하며 그곳에 있었던 조선인 포로감시원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고 있습니다. 그는 책에서 우리가 익숙하게 다루어 온 관습적 인식을 재고하라고 말합니다. 그것은 어떤 인식일까? ‘역사는 국가나 민족 단위로 흐르며 가해자도 피해자도 분명하다는 인식이다. 실제의 역사는 종종 경계를 넘나들고 경계를 만들며 바꾼다.’ 우리가 조선인 포로감시원을 바라볼 때 동원된 존재로서의 피해나 포로감시원이라는 가해의 자리로만 볼 수 있는가. 어려운 문제이지만 우리가 져야 할 역사적 책임을 인식하고, 자신을 역사에 연루시키는 자만이 윤리적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책은 다양한 이야기로 연루됨의 윤리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쉬운 방법이나 정답은 없는 거죠.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 책의 말미에 ‘별 없는 밤에도 걸어야 한다’는 문학적 마무리가 그 막막함과 고단함에도 불구하고 애써야 함을 말하고 있을 뿐입니다.

 

독립운동가 사이에서 밀정으로 의심받다 죽은 옥관빈의 이야기 끝에 등장하는 글입니다.

“적과의 싸움에 목숨 건 혁명가들이 동지가 밀정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몸서리를 쳤다. 의혹과 믿음 사이에서 흔들렸다.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시작한 독립혁명의 길에서 증오가 자랐다. 미움이 서로를, 스스로를 파괴하기 일쑤였다. 사방이 캄캄한데 어쨌든 나아가야 했다. 싸우고 사랑하고 실패하고 반성하는 수밖에 없었다. 별 없이 걷는 법을 배워야 했다. 상처 입은 채 서로 연루될 수밖에 없었다. 그 걸음을 생각하다 보면 가슴이 서늘해진다.”(<콰이강의 다리 위에 조선인이 있었네>중에서)


이 책  『콰이강의 다리 위에 조선인이 있었네』를 읽으며  『전쟁에 동원된 남자들』과 연결된 감각을 마주합니다. 『전쟁에 동원된 남자들』에 필자로 참여한 최여울(이응)은 2023년과 2024년 참전군인을 만나는 활동에 함께했습니다. 활동 속에서 전혀 다른 두 참전군인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과정에서 생겨난 연루됨에 대해 생각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어쨌든 그래서 참전 군인을 만날 때 나는 무엇을 기대했는가 하는 질문들을 참전군인 송금술을 만날 때 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내가 상상했던 (무엇을 상상했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지만) 어떤 말들이 들려오지 않을 때 고민했고요. 어쨌든 저도 편견들은 있었겠죠. 전쟁을 경험한 사람은 뭐 어떤 이야기를 하겠거니 하는거요. 그래서 그런 것들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하는 사람, 빗나감이라고 하는 거는 그런 것들을 말했던 것 같고, 근데 그 이후에 또 다른 구슬들을 하면서 참전 군인들도 어쨌든 본인이 말하고 싶은 것들만 이야기하는 게 있구나 라는 것도 알게 됐고요. 그 사이에서 나도 질문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었구나, 근데 그럼에도 우리는 왜 계속 그 사람을 만났을까? 그런 질문들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런 고민을 하는 것 자체가 어쨌든 저는 그 연루됨이라고 하는 순간에 그냥 놓이게 되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고, 그래서 듣기가 필요하다, 그런 것 같아요.” (최여울, 7월31일 북토크 현장에서)


"그러니까 이 프로젝트가 굉장히 중요한 게 뭐냐면 사실 여태까지 우리가 인터뷰 방법론은 약자를 상대로 해왔어요. 미국에 진보계열 제3후보인 랄프 레이더의 누나 로라 레이더는 유명한 인류학자인데요. 그가 한 말이 있어요. 왜 우리는 재벌과 군인 장성은 인터뷰 안하고 사회적 약자만 인터뷰하는가. 그런 글을 쓴 적이 있는데. 그런 면에서 

참전군인이라든가, 광주항쟁에 계엄군으로 참여했던 가해자의 이야기는 없는거죠. 소설가 정찬 선생님이 그런 사람들에 대한 소설을 많이 쓰기는 했지만요. 그랬을 때 약자의 이야기는 어떤 면에서 비가시화되기도 하지만 잘 전달이 되는데. 약자의 위치에 있으면서 전쟁에 참여한 이들의 이야기, 중국같으면 홍위병이야기라든가 이런거죠. 일본군 전범을 인터뷰 한 『전쟁과 죄책』이라는 유명한 책도 있어요. 하지만 그동안 전쟁 참여자들의 이야기가 우리 사회에 없었던거죠. 저는 베트남전 뿐만 아니라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나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것도 제3의 시각에서 볼 수 있는 거죠. 한국은 외세에서 침략을 당했다고 생각하지만 베트남전은 한국이 최초로 공식적인 대규모 파병을 한 전쟁이예요. 다른 나라에 비해서 파병된 군인의 숫자도 너무 많았어요. 이라크전도 3천 명이나 갔고요. 그 이야기도 그렇고. 너무 할 일이 많아요." (정희진, 7월18일 북토크 현장에서)


 

7월 18일 정희진 선생님과 함께한 북토크 현장에서 인상적인 질문 중 하나는 '거대 담론 속에 있는 존재들과 그들에 대한 변화하는 시각을 독자들은 어떻게 바라봐야하는가'와 '이상적인 가해자상'을 만난 경험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구술집이나 연구를 읽을 때 제 주제에 대해 생각하는데. 어떤 때는 수용하는 독자로서 담론을 받아들이기도 한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있어 세 번의 과정을 거쳤다고 본다. 처음에는 할머니로서의 아픔, 두 번째는 소녀상이라는 또래의 입장에서 슬픔을 느끼고, 마지막으로는 보드랍게 다큐멘터리를 통해 너무 그 사람을 형상화해서 보지 않았는가 생각했다. 이런 관점에서 전쟁에 동원된 남자들도 언제는 군인이었다가 어떤 때는 비판을 받아야 하는 존재로 바라봐야 한다. 거대담론에서 수용자들은 그들을 어떻게 바라보면 좋을까. 기억의 계승이라는 관점에서 고민이 있었을 것 같다." (참가자 질문, 7월18일 북토크 현장에서)


"우리는 어떤 집단의 이름으로 뭉뚱그린 존재들에 대해 잘 모르는데 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참전군인 집단 안에도 다양한 구성과 경험이 존재한다. 전쟁을 이해하는 방식도 모두 다르고, 경험도 다 다르다. 스펙타클이 아닌 너무나 일상적일 수도 있는 전장의 경험을 갖고 있는 이들도 많다. 송금술의 사례가 그렇다. 그래서 그들을 납작하게 보지 않았으면 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일에 대하여 가해자에게 서사를 부여하려 하느냐는 이야기도 들었다. 참전군인을 대상화하는 것도 경계해야하는 부분이다. 이 작업이 굉장히 선을 타고 조심스럽게 한발한발 떼야하는 일이다. 우리도 잘 모르기 때문에 만나는 것이고 만나보니 다양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사실 참전군인 인중에는 민간인 학살을 비롯해 전쟁을 갔다 온 것 자체를 그냥 잊고 사는 분도 많다. 참전군인 단체에서 활동하는 이들도 사실 얼마 되지 않는 분들이더라. 민간인학살 이야기에 등장하는 참전군인이라는 이들은 어떤 존재를 지칭하는 것인가. 이책을 통해 납작하지 않게 봤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또 전쟁기념관 해외파병실이나 교과서에서 베트남전쟁에 대한 기억이 국가의 서사로만 남아있다. 그런 측면에서 한 사람 개인의 전쟁기억을 듣는 게 전쟁을 평화로 이해하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병사라는 존재가 갖는 복잡한 위치성이 결국 전쟁과 폭력의 구조를 바라보는데 구체적이고 유효한 연구가 될 수 있다. 그 다양한 이야기 속에 베트남전에서 일어난 여러 부조리를 비롯해. 굳이 증언을 수집하지 않아도 증언이 될 만한 내용이 꽤 나온다. 개인이 전쟁을 기억하는 것, 병사들의 몸, 병사들의 기억 자체가 전쟁을 제대로 이해하는 길이자 방법인 것 같다." (석미화, 7월 18일 북토크 현장에서)


"전쟁에 동원된 사람에 대해 이분법을 넘어야 한다는 말에 동의했고 전쟁에 참여한 사람을 만날 때 유의해야하는 질적 연구를 수행하는데 윤리적 문제 복잡함이나 시도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공감하면서 들었다. 듣는 사람으로서의 고민도 인상적이었는데 가해자의 위치에 있었던 사람들을 많이 만났을 때 이상적인 가해자라는게 없겠지만 그래도 그 와중에 경험을 잘 소화한 사람들, 잘 반성하고 있는 사람들을 본 적 있는지 궁금했다." (참가자 질문, 7월18일 북토크 현장에서)


"이상적인 가해자에 대하여 저도 납작하지 않게 이 책을 봐주셨으면 좋겠다. 책에 등장하는 참전군인 류진성은 민간인학살 피해를 증언한 분이기도 하고, 참전군인 오경열은 전쟁에 대한 트라우마를 겪고 민주화운동도 했던 분이다. 멀리서 봤을 때 이상적인 참전군인일 수 있다. 반성도 하고 돌아보고 그런 분들이다. 저는 더 보면 사실 오경열 선생님 이야기는 소설을 보는듯하고 실감이 난다. 

한국 사회에서 남성 작가들이 묘사하는 월남 갔다온 남자들은 몸이 훼손되고. 술주정하고. 누굴 때리고 하는 어떤 전형성으로 만들었다. 우리 책에 등장하는 참전군인의 반성이 사실은 다르지 않은 시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독자들이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것을 이상적으로 보냐, 복잡하게 보냐, 그리고 이분들이 증언을 하고 이야기를 하면서 그분들도 계속 달라지면서 사실 영웅심리도 있을거고 말하는 자로서의 그러면서 자리가 계속 바뀌는.. 책을 만들면서 참전군인의 자리가 바뀌는 것을 상상해주시면 좋겠다. 그래서 이 책이 독자에게 숙제를 주는 책인것 같아 미안하다. 오늘 내일 읽을 때 참전군인의 목소리가 다르게 들릴 거다. 쓰는 분들이 그걸 고민하면서 썼다. 질문에 연관해서 읽을때도 납작하지 않게 나는 어떻게 읽을까. 현재 사회가 이 이야기를 어떻게 끄집어내고 있나 그 이야기도 드리고 싶다." (안지혜 알록출판사, 7월 18일 북토크 현장에서)


이상적인 피해자가 없듯이 이상적인 가해자도 없지 않을까. 오히려 그런 가해의 증언자로 소비되는 것에 대해 책은 고민한다. 

우리를 비롯해  한국 사회는 올바름 지향적이다. 

그래서 올바른 피해자, 올바른 가해자를 찾는다. 그것에 대해서 생각을 해봐야 한다 


"제 생각에는 이상적인 피해자도 없듯이 이상적인 가해자도 없지 않나요? 석미화 선생님이 책에서 그런 걱정을 하시거든요 가해의 증언자로 소비되는 측면, 그렇게 되면 가해의 증언자로 소비되는거나 군위안부 경험에서 피해의 증언자로 소비되는 분들이 갖고 있는 굉장한 자기 고민이나 .. 이상적인 가해자를 .. 1960년대 일본의 전공투 활동을 했던 분이 있어요. 그분은 오키나와에 낙향해서 넝마주이를 하는 사람인데. 오키나와에 있는 모든 운동의 간사, 예컨대 허드레일을 하고 살아요. 그러게 평생을 수도승처럼 사는 분이예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분이 이상적인 가해자인가.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거든요. 그분은 그분의 인생을 사는거죠. 자신이 젊을 때 잘못과 학생운동 노선으로 많은 분들이 죽고 동료들이 피해입은 부분에 대해서 어떤 부분에서 도피일 수도 있고, 그 사람들의 선택은 굉장히 다양한데 우리는 굉장히 올바름 지향적이잖아. 그래서 올바른 피해자 올바른 가해자를 찾는 그런 것에 대해서 한번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어요. 여성주의에서는 올바른 피해자상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잖아요. 저도 벗어나지 못한 건 사실인데. 올바른 가해자는 더더욱 그런 것 아닌가요.  (정희진, 7월18일 북토크 현장에서)


연루됨, 쓴 사람들의 이야기, 다른 존재를 만난다는 것, 실패의 경험, 병사였던 이들을 상대로 하는 기존에 없던 다른 구술이라는 지점, 질적 연구의 어려움과 중요성 등 이 활동이 갖는 의미, 한계, 어려움, 특별한 이유를 북토크 현장에서 이야기나눴습니다. 앞으로도 『전쟁에 동원된 남자들』은 동네 책방과 다양한 이야기자리를 찾아갈 예정입니다. 북토크로 독자와 부지런히 만나고 참전군인을 만나는 길에 고민했던 것들을 풍성하게 이야기나누겠습니다. 만남이 필요한 곳은 언제든지 『전쟁에 동원된 남자들』이 찾아갑니다.


정리 글 석미화


2025.6.26. 북토크 참가자들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