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전군인을 만나러 갑니다![2025 아카이브평화기억 구술활동 공유회] 글과 생각 나눔(이 글에는 공유회 자료집 에세이가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카이브평화기억의 1년은 참전군인 구술활동과 함께 시작하고 끝이 납니다. 공유회는 활동을 함께하는 이들에게 한 해를 마감하는 귀한 자리가 되었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까지 계절을 지나오며 무수한 일들이 지나갑니다. 그것을 하나하나 다 전할 수 없어 아쉽습니다. 그런 아쉬움 때문에 공유회 자리에서나마 많은 이야기를 하려고 애쓰게 되나 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발표 시간마저 무척 짧습니다.

 

올해 공유회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일련의 활동을 정리하고 글을 쓰고 발표하기까지 함께 하는 이들에게서 잔잔한 감동을 느낍니다. 적극적으로 참여한 이들도 있지만, 각자 일과 활동 속에 참여가 쉽지 않은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함께 했음은 분명해 보입니다. 공유회를 마치며 다들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익숙한 듯 밤늦게 온라인 회의방을 열어 두런두런 소감을 나누었습니다. 올해 수많은 밤을 온라인에서 만나왔듯이, 그렇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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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 아카이브평화기억 구술활동 공유회 후기모임(11월 19일)


석미화 : 매년 공유회를 열며, 올해는 어떤 주제로 어떻게 발표할까 고민하며 준비하게 되는데요. 3년 차가 되니 올해는 약간 안정감 있게 공유회가 진행된다는 그런 느낌도 있었고요. 저에게는 공유회를 마치며 또 내년 활동을 고민하게 되는 그런 무거운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구술활동 과정에서 느낀 점도 좋고, 에세이를 쓰고 팀별로 발표를 준비하는 과정 등 두루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겠어요.


 

👉 [2025아카이브평화기억 구술활동 공유회] 시작하며_말과 말 사이에서 길어올린 것들: 석미화



진혜정 : 다른 분들 발표 하나하나 인상적이었어요. 거기에 집중하다가 제가 발표할 때가 되니까 갑자기 긴장했어요. 제가 원래 발표할 내용은 문의갑 참전군인이 살아오는 내내 정직하고 근면 성실하고 그런 지점이었어요. 그것이 능력으로 느껴지면서 왜 내가 그 부분에 크게 가치를 부여할까, 어떻게 사는 것이 더 사회적으로 올바른가, 그분의 성실함이 시민단체인 ‘인천연대’ 활동에서는 사회적으로 정의로운 방향에 섰지만, 전쟁에서는 사람을 죽이는 데 일조했던 것인데. 이런 이중적인 부분이 혼란스러웠어요. 그렇게 구술 활동 과정에서 제가 고민했던 지점들을 발표할 때 많이 이야기 못 해서 아쉽고요. 네- 확실히 내년까지도 더 오래 해봐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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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린 : 저는 올해 구술 작업도, 공유회 자리도 처음이었고, 그래서 막상 처음 구술활동 참여 신청할 때 되게 걱정이 됐어요.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저도 사학[史學] 전공자이다 보니까. 내가 자료가 아니라 사람의 기억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뭔가 이들의 말을 듣고 역사적으로 평가하고,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약간 그런 강박이 있는 채로 시작했어요. 근데 막상 구술 활동을 하다 보니까, 이 강박 안에 갇혀 있으면 제가 제대로 이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 틀이 깨지고, 저도 많이 혼란스럽게 활동을 했던 것 같아요. 항상 구술이 끝나면 되게 찝찝했어요. 뭔가 제가 놓치고 가고 있는 것 같은데 뭘 놓치는지는 여전히 찾지 못해서요.

 

👉 [2025아카이브평화기억 구술활동공유회] 쌀포대 너머의 목소리: 김예린


 

추병진 : 저는 듣는 사람이라기보다는 듣기만 하는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카메라를 들고 찍기는 했는데 그러다 보니 말을 건네기보다는 거의 듣고만 있는 사람이어서 그게 저의 한계이지 않았나 싶어요. 고엽제 전우회 동대문지회에 방문했던 게 저한테는 되게 큰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10명 가까운 참전군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는 너무 새로운 장소였고, 그들이 들려준 이야기나 그들이 품고 있는 분위기도 너무 새로운 것이라서, 이분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고 어떻게 살아왔으며 왜 이 자리에 계속 모여 있을까 그게 궁금해지더라고요. 그래서 기회가 되면 이분들 각각의 사연을 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요.

글과 발표는 사실 발만 담근 수준인 것 같아요. 저는 사실 제가 쓴 글이 지금도 계속 드문드문 떠오르는데 이게 내 의도가 잘 담긴 글일까 혹은 그게 내 의도가 잘 전달이 됐을까 싶어서 문장들이 자꾸 떠오릅니다. 약간 악몽처럼요. 아무튼 고민을 많이 하고 쓴 글이었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아요.

 

👉 [2025아카이브평화기억 구술활동공유회] 평화없는 군대, 군인의 눈물: 추병진



석미화: 전여진 샘 글에 대해 공유회 자료집에 실린 글 중 가장 발랄하다는 반응이 있었어요. 이 글은 활동의 자신감이다라는 평가도 있었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전여진 : 부끄럽습니다. 저는 사실 좀 많이 어려웠고요. 이 활동 전체가 저는 좀 되게, 이제 후기에도 썼습니다만, 어려웠고요. 그래서 글 쓸 때도 고민하다가 어차피 저한테서는 의젓한 글이 안 나올 것 같아서 애초에 포기하고(웃음) 사실은 분량도 거의 그냥 반토막으로 쓰고 싶었는데요. 그러면 너무 짧아질 것 같아서 이제 억지로 꾸역꾸역 좀 채워서 썼습니다.

 

👉 [2025아카이브평화기억 구술활동공유회] 참전군인과의 만남_난처함과 갈팡질팡 사이에서: 전여진



윤경회 : [공유회 날은 ‘5·18 성폭력 사건’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린 날이었고, 관련 단체인 ‘열매’ 간사로 활동하고 있어 재판 후 공유회에 참석] 그날 첫 재판하고 왔어요. 엄청 졸린 상황인데, 제가 갔던 건 이렇게 준비한 자리에 앉아 있어야겠다 라는 생각으로 일단 갔던 거예요.

이번에는 구술활동과 공유회에 그렇게 시간을 많이 들이지 못했던 것 같은데. 그리고 앞으로 더욱 바쁠 것 같아서 이제 내년에 어떡하지 이런 생각을 했어요. 근데 약간 욕심이 생기는 거예요. 여기 계속 껴 있고 싶다 이런 생각을요. 왜냐하면 어쨌든 얘기 듣고 결과물 나오는 거 보는 게 너∼무 좋아요. 왜냐하면 자기 자신을 열어서 누군가의 얘기에 귀 기울이는 사람들을 보는 것도 좋고 그러면서 나 이번에 이걸 알았어요. 이걸 반성했어요. 또는 어떤 것들을 이해하게 됐어. 라는 얘기를 가만히 팔짱 끼고 듣는 게- 너무 좋은 게 있고. 아- 그래서 내년에 바쁜데 이거 어떡하지 지금 사실 개인적으로는 그게 고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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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춘 : 저는 일단 화면으로만 뵙다가 직접 만나서 너무 좋았고요. 일단 첫 번째 발표인데다가 시간도 많이 초과했던 것 같아서 그게 좀 부담스러웠고. 그리고 같이 준비하면서 팀 내에 생각의 차이도 있었고요. 근데 뭐 부족하다 하더라도 어찌 됐든 어떤 결과물을 제출하기 위해 서로 경계도 하고 단련도 하면서 내용이 구성되었으니까. 그것 자체로는 대단히 만족스러웠다고 생각하는데. 듣는 분들은 어떻게 들으셨는지 잘 모르겠어요. 그리고 상대적으로 시간이 없다 보니까 하고 싶은 말을 많이 못했어요.

 

👉[2025 아카이브평화기억 구술활동 공유회] 무언(無言)의 목소리를 듣기까지: 이재춘


지희경 : 네 저도 사실 발표가 좀 많이 아쉬웠고∼ 사실 글을 쓰는 게 익숙하고 말하는 게 좀 익숙하지 않아서 그날 좀 발표를 잘 못했다는 생각을 가지고 집에 돌아갔던 거 같아요. 개인적인 사정으로 그 2부 발표를 못 들었던 게 좀 아쉬웠고, 근데 일부 발표만 들었을 때- 제가 참전군인에 관한 어떤 이야기를 너무 안 했나 라는 생각도 들었던 것 같기도 해요- 다른 분들의 발표를 이제 듣고 나서 내가 느낀 것 위주의 발표였나라는 좀 생각이 들기도 했고. 저는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저에게 가장 큰 의미는 사실 재춘쌤과 다른 동료분들을 만난 게 가장 의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진재길 어르신과의 만남도 소중한 경험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참전군인을 만나면서 그 구술을 듣는 사람들이 어떤 이야기를 나누는지 또 나눌 수 있는지에 대한 그런 경험 차이 혹은 생각 차이를 나누는 자리가 좋았던 것 같아요.

 

👉 [2025 아카이브평화기억 구술활동 공유회] 연루된다는 것: 지희경


이소연 : 저는 진짜 뭔가 하룻강아지 같은 느낌으로 뭘 모르기 때문에 제가 쓰고 싶은 대로 쓰겠다고 던지고 발표도 과감하게 하겠다고 했지만. 막상 발표 날이 다가오니까 점점 겁이 나더라고요. 글도 사실은 저는 그냥 되게 편하게 썼던 것 같아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쓰겠다 라는 심정으로 썼는데. 쓰고 나서 정작 이걸 발표를 하고 사람들하고 대면해야 되고 이 얘기를 설득을 해야 될 때- 얼마나 이거를 그러니까 그 사람을 진실되게 설득할 수 있을까- 그분들을. 이런 생각이 들면서 되게 겁도 나고 막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여러 번 글을 고치기도 하고 이게 무서운 작업을 내가 겁 없이 시작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 이 활동을 시작했는가, 그리고 이 활동을 내 일상에 들여오면서 어떤 변화가 생겼는가 이런 것들을 특히 집약적으로 곱씹게 됐던 것 같아요. 특히 발표 전후해서요. 글 쓸 때까지만 해도 잘 몰랐고. 그리고 이 과정이 저한테 되게 충격과 뭐 이런 여러 가지를 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발표할 때 이렇게 둘러보다가 나동주 참전군인하고 눈이 딱 마주쳤거든요. 이렇게 딱 고개 들어서 맞춰서 보시는데, 그 눈빛 이런 것들이 되게 기억에 남아 있어요. 아, 이런 느낌이고 이렇게 구술 활동을 해야 되는 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제가 한 대로 하는 게 아니라. 이 참전군인을 내가 계속 만난다는 생각으로 하는 거구나 라는 그런 느낌을 좀 이렇게 확 스파크 튀듯이 받았던 것 같아요.

 

👉 [2025 아카이브평화기억 구술활동 공유회] 전쟁 기억과 혐오 사이의 말들: 이소연


오뎅(오다준) : 저는 끝나고 홀가분하고 그냥 끝났다는 거에 좀 되게 기분이 좋았어요. 사실 저는 작년에 발표를 했었고, 올해 두 번째로 하는데 확실히 작년보다는 올해가 뭔가 계속하면 할수록 뭔가 자신감이나 어떤 정보, 내 생각의 깊이 이런 것들이 계속 커진다는 느낌을 계속 받았어요. 어쨌든 작년에는 그냥 만나서 어떤 이야기를 들었다 정도의 발표가 주된 것이었는데, 올해는 그런 정도를 넘어서 뭔가 좀 더 내 느낌이나 어떤 생각들을 나눴다는 점에서 홀가분하고 기분도 좋고 그랬어요. 자신감이랑은 좀 다른데, 주변에서 이소연 선생님도 계속 도와주시고, 연두도 계속 도와주시고 해서. 뭔가 어쨌든 이 발표가 내 것이 됐다라는 생각이 좀 많이 있었어요.
또 다른 팀 발표도 되게 잘 들었던 것 같아요. 그냥 누구를 만났다 이런 것보다는, 필담도 그렇고 뭔가 전투병이나 비전투병에 대해서 얘기하신 것도 그렇고 전쟁이나 종교도 그렇고 계속 질문을 내게 던져주는 느낌이 들었어요. 계속 배운다는 느낌으로 잘 들었고, 이 구술 작업 자체를 하면서 알아가는 것도 많고 한 것 같아서 좋습니다.

 

👉 [2025 아카이브평화기억 구술활동 공유회] 고통은 먼 사람의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다: 오다준



후기나눔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이들의 이야기는 아래에 글로 전합니다.

2025년에도 듣고 말하는 자리에서 마음을 다해 함께해주신 참전군인과 가족, 참여 시민 여러분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2026년에도 ‘참전군인을 만나러 갑니다’는 계속됩니다. 

 

 

 👉 [2025 아카이브평화기억 구술활동 공유회] ‘베트남전쟁과 참전군인’으로 만나게 된 두 가지: 윤명숙


👉 [2025 아카이브평화기억 구술활동 공유회] 아직 만나지 못한, 참전군인: 박내현


 👉[2025 아카이브평화기억 구술활동 공유회] 평화, 활동, 참전군인: 박혜진(노랭)


 👉 [2025 아카이브평화기억 구술활동 공유회] 누군가의 전쟁 같은 삶을 마주하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다: 김혜은


 👉 [2025 아카이브평화기억 구술활동 공유회] 미완의 에세이: 여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