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전군인을 만나러 갑니다!2024 참전군인을 만나러 갑니다!

시민참여형 구술활동 '2024 참전군인을 만나러 갑니다'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합니다. 아카이브평화기억은 2024년 2월 22일부터 3월 15일까지 20여일 동안 참여 시민을 모집했습니다. 모집결과 총 11명의 참가자가 올해 참전군인을 만나러 가는 길에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평화활동가, 기록 작가, 다큐멘터리 감독, 연구자와 성미산학교 포스트중등 외 여러 분야 다양한 현장에서 활동해 온 분들로 그 구성이 놀라울만큼 각양각색입니다. 신청동기에서 각자의 현장과 활동 속에서 부딪힌 깊은 고민을 나누어 주었고, 이번 참전군인과의 만남을 준비하며 새로운 배움의 기회가 되길 바란다는 기대도 보여주었습니다. 참전군인을 만나러 가는 길에 서로가 서로에게 많은 자극과 배움이 될 거라는 기대가 생깁니다. 앞으로 활동은 매달 모임과 공론장을 통해 만남을 준비하고, 참전군인과 말하고 듣는 자리를 함께하며, 공론장에서 구술활동을 나눕니다.


첫 모임에서는 아카이브평화기억 소개와 활동 소개, 향후 일정을 나눈 후 서로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는 올해 참여시민 뿐만 아니라 아카이브평화기억 활동가 미화, 노랭 외에 지난해 구술활동에 함께한 이재춘, 공론장 기획팀 아정이 함께했습니다. '2024 참전군인을 만나러 갑니다'에 함께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나눕니다.




2024 참전군인을 만나러 갑니다 첫 모임(2024년 3월 25일)


아정

여러분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아카이브평화기억에서 공론장 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아정입니다.  
2018년 시민평화법정때 조사팀을 하면서 피해자 가해자를 동시에 만나게 되었고 그런 과정 속에서 전쟁을 단편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전쟁을 겪지 않은, 그러나 다른 전쟁들을 멀리서 겪고 있는 그런 지금의 세대로서 어떻게 이런 경험들에 개입할 수 있을까, 혹은 마주할 수 있을까 고민이 생겨났습니다. 저는 구술활동에 합류하지 않지만 그것들로 어떤 공론장을 꾸릴 수 있을지 고민하는 그런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 아무것도 안 하는데 왜 들어와 있지 하지 마시고 좀 끼워 주시면 좋겠어요.(웃음) 그리고 의견도 솔직하게 나눠 주시고요. 올해 아카이브평화기억 공론장에도 함께해주시고요. 각자 생겨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새로운 질문을 만들어보고 전쟁 이후의 시간대에 속한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다른 층위와 강도로 전후 책임을 함께 져보는 거죠. 그래서 전 최대한 여러분이 하는 회의나 활동 공유에 참여를 하고요. 꼼꼼하게 검토하고 말의 자리를 잘 마련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작년에는 구술활동 하셨던 분들이 거의 다 참여를 했어요.
올해도 그렇게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재춘 (광주)

안녕하세요. 저는 역사 공부하는 사람이구요. 작년에는 좌충우돌 혼자 좀 이상한 말을 많이 하고 이래가지고(웃음) 저는 지난해 활동에 참여하며 원래는 전쟁만 관심 있어 하던 사람인데 평화라는 것을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평화가 무엇인가 어떻게 말을 할 수 있을까? 계속 고민하고 있고 작년에 활동 하면서 좀 자극을 많이 받았었는데 여러 선생님들 다양한 경험이 있으신 거 같고, 같이 얘기하면서 좀 더 진일보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참여하고 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이응 (서울)

안녕하세요. 저는 성미산학교를 다니고 있고요. 별명은 이응이라고 합니다. 저는 작년에도 참전군인 구술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저희 마을에 사시는 참전군인 분을 섭외해서 인터뷰를 하고 글로 정리하는 작업을 같이 했습니다. 작업을 하면서 배우는 것도 많았고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해서 올해도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작년에 인터뷰 했을 때는 참전군인 분들이 저마다 엄청 다른 이야기를 가지고 계셨는데요. 제가 만난 분은 직업군인이었어요. 그런데 전쟁에 갔다 온 거를 그냥 되게 평범한 일이고 출장 갔다 온 것처럼 이야기를 해주셔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 개개인이 느끼는 전쟁이 궁금해졌어요. 전쟁이 고통스럽고 이런 것만은 아닐 수 있구나 하는 생각들도 하게 되고, 복잡함들을 많이 마주할 수 있었던 것 같아서 좋았고요. 그래서 올해도 기대합니다.  


함정희 (서울)

안녕하세요. 저는 함정희라고 합니다.
지금은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이라고 하는 환경단체에서 활동을 하고 있어요. ‘평화’의 정의를 새로운 개념으로 이해된 계기가 <평화를 여행하라>라는 책을 통해서였어요. 그때 그 감수성에 대해서 좀 충격과 감동, 복잡한 감정을 갖게 되었어요. 이후에 베트남전에 대해서 알게 되고 이제 그러면서 관심을 갖게 되었구요. 마침 제가 일하는 공간에서 어르신들에 대한 일자리 교육들이 있어요. 그런데 소통을 하는 과정 속에 참전하셨던 분을 만난 거예요. 여기 계신 분들의 도움으로 같이 구술을 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신청했습니다.



윤명숙 (서울)

안녕하세요. 윤명숙입니다. 제가 하는 연구는 ‘위안부문제’예요. 전쟁에서 일본군의 가해라고 하는 측면에 관해서 연구를 해 왔기 때문에 베트남 전쟁에서의 한국군 성폭력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어요. 역지사지하는 사건이기도 하고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사건이기도 해서 여러 분들의 얘기를 직접 들어보고 싶어서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공부하는 마음으로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잘 부탁합니다. 


손소희 (성주)

저는 성주에서 사드 반대하는 주민으로 7~8년 정도 싸움을 했어요. 최근에는  싸움이 정리된 건 아니고 제가 조금 멈춰있는 상태에 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저희가 미군기지 건설 반대로 싸우면서 전쟁을 반대하는 싸움을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봐야 될 게 많다는 생각이 좀 들더라고요. 저희가 전쟁을 이야기하면서 전쟁의 참상을 가장 가까이에서 목격한 사람이 군인일 수밖에 없잖아요. 저희가 아무리 바깥에서 반대하고 이야기를 한다 하더라도 이분들의 이야기가 되게 중요하겠구나 싶었어요. 저희 아버지가 참전군인이시기는 하지만 사드를 반대하면서 군인을 너무 증오하고 미워하고 싫어했었는데 새롭게 생각을 해봐야 되겠다는 마음이 들어서 신청을 했습니다. 그래서 참전군인 구술 기록이 어떤 건지는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선생님들하고 같이 배워가면서 해보고 싶습니다.


에밀리 (제주)

저도 군사 기지 반대 운동을 꽤 오랫동안 해온 경험이 있는데요. 군사기지 반대 운동을 하는 것이 평화 활동을 한다는 것과 꼭 같은 말이 아니라고 느끼게 되었어요. 저는 사회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로 표현한다면, 이주 배경을 갖고 있는 구성원이기도 한데요. 기지 반대 운동을 하고 있는 장소에서는 사실 어떻게 보면 기지가 완공되고 이주해온 이들도 이주 배경을 갖고 있는 사회 구성원이기도 하죠. 해군기지에 근무하는 군인들도 주소 상으로는 다 주민이에요. 어떤 취약성의 측면에서 각 구성원을 바라볼 때 이 사회에서는 이제 본인이 되어버리는 순간에 갖게 되는 끔찍한 취약성들이 있는 것 같았어요. 그들과 사회 구성원으로서 가까운 거리에서 만나게 된 이후에는 기존의 방식이 아닌 다양한 패턴으로 운동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지원할까 싶었지만 두려움이 들기도 했어요. 왜냐하면 되게 단순한데 할아버지의 한국어를 못 알아 듣겠어요.(웃음) 이런 황당하고 두려운 지점 또한 제가 갖고 있는 다양성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으로 같이 뭔가를 함께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도전을 해보려고 왔어요. 


류현정

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독어독문학과 기후변화 공부하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전쟁 뉴스가 너무 많이 보였는데요. 한국 사람이라서 한국 전쟁에 대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계속 배워왔지만 전쟁이 먼 얘기처럼 느껴졌는데 최근에 뉴스들 보면서 전쟁이 너무 가깝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특히 팔레스타인 전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관해서 어 뭔가 되게 충격을 많이 받고 있었는데요. 제국주의에 어떤 구조나 아니면 한국이 미국과 갖고 있는 아주 가까운 관계와 미국이 이스라엘과 갖고 있는 가까운 관계 이런 걸로 아주 밀접하게 연결이 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사회에서 물건을 사거나 생활하기 위해서 소비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 제가 이스라엘 산이나 아니면 이스라엘 군대를 지지하거나 후원하는 제품들을 사고 싶지 않은데도 크게 피해갈 수가 없는 입장에 있는 거예요. 그래서 더 잘 알고 싶은데 잘 알기가 어렵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앞으로 함께하며 알아가는 재미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추병진

저는 주로 사회적 소수자, 약자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영상으로 기록하는 활동을 하고 있어요. 이전에 전쟁 피해 생존자분을 인터뷰하고 그분에 대한 짧은 다큐를 만든 경험이 있는데, 그분은 히로시마에서 원폭 피해를 입고 살아서 한국에 돌아오신 분이셨어요. 그런데 이분을 짧게 한 두 번밖에 못 만나고 짧은 영상으로 만든 게 작업의 전부이긴 했어요. 저한테는 되게 뜻깊고 의미 깊었던 시간이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사실 아쉬움이 남았던 작업이기도 했거든요. 왜냐하면, 그게 당사자 뿐만 아니라 가족들과 또 연계돼 있는 문제라는 걸 후에 알게 됐어요. 어떻게 하면 더 잘 활동하고 인연을 더 이어갈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갖게 됐어요. 참전군인의 삶에 대한 기록 활동을 통해서 더 많이 알 수 있다면 저의 삶에도 그분들에게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지원하게 됐습니다. 


희정(서울)

저는 다른 분야에서 기록 활동을 하고 있지만 전쟁이나 평화에 대해서는 많이 고민하지 못하고 지내왔어요. 한국 현대사 관련해서도 최근 들어서 관심이 생겨서 공부를 해볼까 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러다 제가 4.3 관련된 기록물을 보려고 영화제 상영회를 갔어요. 피해자이자 가해자인 할아버지를 둔 손자분이 짧은 단편 영화를 만들면서 내가 이 영화를 왜 만들었나라는 얘기를 막 하시는 도중에 ‘우리 할아버지한테 들러붙는 기록자나 언론인들한테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어서’라고 얘기를 하시는 거예요. 그 이후 역사의 산 증인으로 불리는 사람들에게 들러붙는 기록자들은 뭘까? 계속 고민스럽더라고요. 고민하기 시작하니까 계속 생각하게 됐어요. 현대사를 겪어온 사람을 기록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라는 생각들을 계속 하게 되면서 현대사를 지나온 과정에서의 의미와 사실 뭐 정보를 공부하는 것과 한편으로는 현대사를 기록한다는 것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 공부를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좀 하고 있던 차에 구술활동 모집을 봤어요. 아카이브평화기억 행보는 제가 와 대단하다 하면서 지켜보고 있던 참이어서 기꺼이 고민하려고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같이 활동을 하면 배울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신청을 했습니다. 저는 희정입니다.


둘리

안녕하세요. 저는 성미산학교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는 둘리고요. 벌써 5년째 활동을 함께하고 있어요. 베트남전쟁에 대해 학생들하고 같이 공부하면서 지난해까지 아카이브평화기억 구술 활동에 함께 하기도 했어요. 지금 이응이 들어와 있는데, 이응의 후배인 학생 두 명이 이 활동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서 아마도 함께 하게 될 것 같아요. 어떤 학생들인지 이야기하면 재미가 없으니까(웃음) 이후에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김혜미(서울)

다른 분들은 전쟁이나 평화에 조금씩이라도 관심을 갖고 활동을 해오신 것 같은데, 저는 사실 그렇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너무 좋기도 하고 당황도 했어요. 저는 구술기록으로  사람을 만나고 싶었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 거 같아요. 제가 이전에 다른 분의 구술기록 작업을 하면서 폭력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해보게 됐는데요. 폭력이라는 걸 얘기할 때는 우리가 구조나 가해를 많이 이야기 하게 되잖아요. 근데 구조를 이야기하고 그것이 가해와 연결되어 있다고 이야기하는 순간 피해자에겐 이제 구체적인 가해자의 얼굴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런 상황에서 가해를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될까라는 생각이 저는 요즘 좀 많이 들게 됐어요. 저희 할아버지는 베트남전 참전군인이시고 또 한편으로는 가정폭력의 가해자이시기도 해요. 저는 할아버지가 전쟁에 나가서 어떤 역할을 하셨는진 모르겠어요. 전쟁에도 되게 다양한 역할이 있다고 하시더라구요. 그치만 할아버지는 전쟁을 굉장히 자랑스럽게 여기셨던 기억은 있어요. 저에게 할아버지는 전쟁에 참여한 가해자라기보단 사실 가정폭력의 가해자로서 저에게 더 크게 다가오거든요. 할아버지의 의미는 나에게 뭘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많은 것들이 되게 혼란스러워졌거든요. 왜냐하면 뭔가 그 사람의 이야기나 살아온 경력을 조금이라도 알게 되면 저는 사람을 좀 이해할 수 있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저에게는 되게 혼란스러운 일이거든요. 그래가지고 그런 것들을 좀 나눠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서 가해 한편으로는 이제 반드시 따라오는 단어가 용서이고, 이것에 대해서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을 하고 있을까? 저는 그런 키워드를 가지고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는 김혜미라고 합니다.




첫 만남에서 그간의 활동 속에 저마다 부딪힌 고민을 만났습니다. 

함께 나눈 이야기 중 기꺼이 고민하려는 사람들과 더불어 활동하고 배우고 싶다는 바램이 인상적입니다. 

‘2024 참전군인을 만나러 갑니다’ 는 그이들과 함께 기꺼이 그 길을 떠나려 합니다.

지난해 구술활동에 함께한 이들 여럿과 공론장 기획팀도 함께 길채비를 합니다.

앞으로의 활동에 많은 관심과 응원 보내주세요.

피스~~~~~~ !



'2024 참전군인을 만나러 갑니다'는 재단법인 바보의나눔이 함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