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참여형 구술활동 '참전군인을 만나러 갑니다' 네 번째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전쟁기념관 탐방을 다녀온 이틀 후 5월12일 월요일 저녁 7시, 온라인 줌으로 만났어요.
지난 모임에서는 전쟁기념관을 방문했어요. 전쟁기념관 해외파병실 베트남전쟁 전시를 보고 국가가 말하는 전쟁에 대해 이야기 나눴어요. 우리는 국가의 서사가 아닌 참전군인의 말을 통해 전쟁을 다르게 만나보려 합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구술활동에 3년째 참여 중인 내현님께서, 베트남전 참전군인 구술 기록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구술 기록의 의미와 '듣기'의 윤리에 대해 대화의 물꼬를 터주었습니다. 내현님은 <이번 생은 망원시장>, <참사는 골목에 머물지 않는다>, <힐튼호텔옆쪽방촌이야기> 등의 책을 함께 쓰고 활동하는 기록작가이기도 합니다.

이야기는 화자에 의해 선별되고 재구성됩니다.
구술 기록은 '사실'을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화자가 구성한 의미와 기억의 형태를 함께 받아들이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기록 활동은 단순한 정보 수집이 아니라, '삶의 경험과 기억을 어떻게 듣고 해석할 것인지'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의 과정입니다. 왜냐하면, 이야기란 선별되고 재구성되는 것이기에 과장되거나 왜곡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마다 같은 사건을 다르게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베트남전쟁 참전'이라는 공통된 경험을 가진 참전군인도 파병 시기, 병과, 역할, 개인의 삶에 따라 전혀 다른 서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전쟁경험'과 '참전군인'이라는 공통점은 마치 같은 경험을 공유한 집단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자의 해석과 기억의 방식이 천차만별 다양합니다. 구술 기록은 말 그대로 ‘사실’만을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화자가 구성한 의미와 기억의 형태를 함께 받아들이는 작업입니다.
구술 생애사 작업은 한 개인의 삶 전반을 마주하며, 그 삶을 통해 사회와 역사적 맥락을 다시 성찰하는 일입니다. 또한 우리의 구술할동은 단순히 정보만을 모으지 않습니다. 참전군인과 청자, 서로 다른 경험을 가진 이들의 세계가 연루되는 일이지요.
'잘' 듣는 행위
'잘 듣는다'는 것은 경청이나 공감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복합적 행위입니다. ‘듣기’는 화자와의 관계 맺기와 위치성에 대한 인식, 맥락 읽기, 해석의 책임이 포함된 작업입니다. 화자는 고정된 서사가 아니라 변화하는 사람입니다. 그렇기에 한 번의 인터뷰로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여려차례 지속적인 만남을 갖습니다.
화자와의 관계 또한 중요합니다. 기록자와 화자의 관계와 만들어진 질문에 어떤 이야기들이 나오는지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동일한 화자라도 듣는 사람의 나이, 성별, 태도 등에 따라 발화 내용과 방식이 달라집니다. 하지만 들을 수 있는 이야기가 달라진다는 것은 장점과 단점의 측면보단, 다름에 대한 인식입니다. 우리 구술은 1대1 만남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 더 입체적일 수 있습니다. 사회적 말하기의 장을 만들고, 그 안에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구술활동을 위해 모인 우리는 매우 다양한 배경과 생각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활동에 참여하기 전에는 ‘듣는 자리’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본 적 없던 우리였지만, 이제는 각자가 가진 정체성이 구술 안에서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돌아보게 됩니다.
이야기 나눔 자리에서 이런 소감을 전한 참여자가 있습니다.
“인터뷰이를 그저 화자로, 인터뷰어를 단순한 청자로 두지 않기 위해, 두 관계 사이에서 생기는 균열이나 공백을 기민하게 포착하는 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바로 그 ‘밀고 당기는’ 관계의 긴장 속에서 생겨나는 시너지를 발견하는 활동을 지향합니다.
‘참전군인을 만나러 갑니다 구술활동’은 팀 단위로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의견 차이나 논의가 필요한 지점이 생기면, 팀 안에서 충분히 고민을 펼쳐놓고 토론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더 나은 질문을 만들어 가는 데 큰 힘이 됩니다. 이는 곧, 내가 가진 전쟁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 만남을 통해 더 넓고 깊게 확장해 가는 계기가 되기도 하지요.

좋은 인터뷰를 위한 태도와 준비
구술 기록은 단순한 정보 수집이 아닌, 삶과 기억, 말과 침묵, 해석과 윤리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섬세한 작업입니다. "내가 누구인지"에 따라 들을 수 있는 이야기도 달라지죠. ‘잘 듣는다는 것’은 단순한 기술이 아닌, 관계로부터 만들어집니다.
좋은 만남을 바라고 있다면, 우선 인터뷰어 자신의 맥락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나는 베트남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가?”, “나는 참전군인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와 같은 자기 성찰이 필요한 활동입니다. 내 질문의 방향과 가치관을 인식하고 있어야, 질문을 준비하고 풍부한 대화를 진행해 나갈 수 있습니다.
구술활동을 하다 보면, 참전군인과 청자 사이의 생각 차이를 마주하게 됩니다. 때로는 왜곡된 역사관이나 혐오를 목격하기도 하죠. 이러한 가치관의 충돌 앞에서 우리는 화자와 논의를 이어가 보기도 하고, 그들의 감수성과 살아온 맥락을 함께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참전군인에게 “당신들과 의견이 다를 수도 있겠구나”라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 다름을 인정하고 각자의 생각을 나누며, 우리는 조금씩 관계를 만들어 갑니다.
참전군인을 만나기 전, 모든 준비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만남 속에서 우리는 계속 배우고, 영향을 주고받으며, 때로는 흔들리기도 합니다.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바로 그 과정이 평화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음 모임은 마지막 세미나입니다. 마지막 세미나에서는 구술활동 팀 구성과 향후 일정에 대해 이야기 나눕니다.
앞으로의 활동도 기대해 주세요!
지난 모임에서는 전쟁기념관을 방문했어요. 전쟁기념관 해외파병실 베트남전쟁 전시를 보고 국가가 말하는 전쟁에 대해 이야기 나눴어요. 우리는 국가의 서사가 아닌 참전군인의 말을 통해 전쟁을 다르게 만나보려 합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구술활동에 3년째 참여 중인 내현님께서, 베트남전 참전군인 구술 기록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구술 기록의 의미와 '듣기'의 윤리에 대해 대화의 물꼬를 터주었습니다. 내현님은 <이번 생은 망원시장>, <참사는 골목에 머물지 않는다>, <힐튼호텔옆쪽방촌이야기> 등의 책을 함께 쓰고 활동하는 기록작가이기도 합니다.
구술 생애사 작업은 한 개인의 삶 전반을 마주하며, 그 삶을 통해 사회와 역사적 맥락을 다시 성찰하는 일입니다. 또한 우리의 구술할동은 단순히 정보만을 모으지 않습니다. 참전군인과 청자, 서로 다른 경험을 가진 이들의 세계가 연루되는 일이지요.
구술활동을 위해 모인 우리는 매우 다양한 배경과 생각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활동에 참여하기 전에는 ‘듣는 자리’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본 적 없던 우리였지만, 이제는 각자가 가진 정체성이 구술 안에서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돌아보게 됩니다.
이야기 나눔 자리에서 이런 소감을 전한 참여자가 있습니다.
“인터뷰이를 그저 화자로, 인터뷰어를 단순한 청자로 두지 않기 위해, 두 관계 사이에서 생기는 균열이나 공백을 기민하게 포착하는 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바로 그 ‘밀고 당기는’ 관계의 긴장 속에서 생겨나는 시너지를 발견하는 활동을 지향합니다.
‘참전군인을 만나러 갑니다 구술활동’은 팀 단위로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의견 차이나 논의가 필요한 지점이 생기면, 팀 안에서 충분히 고민을 펼쳐놓고 토론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더 나은 질문을 만들어 가는 데 큰 힘이 됩니다. 이는 곧, 내가 가진 전쟁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 만남을 통해 더 넓고 깊게 확장해 가는 계기가 되기도 하지요.
구술활동을 하다 보면, 참전군인과 청자 사이의 생각 차이를 마주하게 됩니다. 때로는 왜곡된 역사관이나 혐오를 목격하기도 하죠. 이러한 가치관의 충돌 앞에서 우리는 화자와 논의를 이어가 보기도 하고, 그들의 감수성과 살아온 맥락을 함께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참전군인에게 “당신들과 의견이 다를 수도 있겠구나”라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 다름을 인정하고 각자의 생각을 나누며, 우리는 조금씩 관계를 만들어 갑니다.
참전군인을 만나기 전, 모든 준비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만남 속에서 우리는 계속 배우고, 영향을 주고받으며, 때로는 흔들리기도 합니다.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바로 그 과정이 평화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음 모임은 마지막 세미나입니다. 마지막 세미나에서는 구술활동 팀 구성과 향후 일정에 대해 이야기 나눕니다.
앞으로의 활동도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