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평화기억은 올해로 3년째 시민참여형 구술활동 '참전군인을 만나러 갑니다'를 진행하고 있어요! 2025년 1월 23일부터 2월 23일까지, 한달간 참가자를 모집한 결과 총 18명의 참가자가 함께하게 되었어요.
이번 모집을 통해 새로 참여하게 된 분들도 있고, 2023년과 2024년 구술활동을 함께 해 온 분들도 일곱 분이 이어서 신청해 주었어요. 한 해의 활동으로 끝나지 않고 매년 지속적인 활동으로 이어진다는 점이 의미가 크다고 생각해요. 이번에도 참전군인의 가족부터 활동가, 연구자, 작가, 영상 감독, 성미산학교포스트중등 학생 등 다양한 활동 배경을 가진 분들이 모였어요. 여러 시선이 존재하는만큼, 참전군인을 만나러 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발견과 연결이 만들어지길 바라 봅니다.
지난 3월 8일 토요일에는 모두 모여 '참전군인을 만나러 갑니다' 3기의 첫 모임을 가졌어요. 첫만남 현장을 나눌게요.

첫모임에서는 아카이브평화기억 단체 소개와 지난 활동을 공유한 후 서로 인사 나누었어요. 저는 이번 만남에 처음 진행을 맡아 하느라 살짝 떨렸지만 씩씩하게 잘 해냈답니다. ㅎㅎ 참가자들은 각자 신청하게 된 계기부터 관심사, 기대감을 이야기하며 앞으로의 활동을 상상해 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진혜정
안녕하세요. 저는 대학교 때 인류학과를 다녔어요. 그때 일본 전쟁사를 배우기도 했고요, 가족의 구술 생애사를 진행한 적이 있어요. 두 활동을 하며 결합해 보고 싶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일본 전쟁사를 배우면서, 국가 폭력 아래에서 개인들이 각자 한정된 선택지에서 고민하고 고통받은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됐어요. 이번 활동을 통해서도 배워 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고요. 엄마의 생애사를 들은 적이 있어요. 엄마의 삶을 쭉 들으면서 화를 내고, 울고, 소리 지르고 그랬어요. 나중에 다시 녹취를 듣고 기록하는 과정에서 '아 내가 인터뷰 했을 때 놓친 부분이 많구나' 느끼고 좀 엄마에 대해서 더 깊게 알아가는 기회가 됐어요. 그 때의 경험은 친밀한 관계 속에서 하는 생애사였는데, 타인의 이야기를 듣는 건 어떨까 궁금해졌어요. 어떤 질문이 서로에게 상처받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질문일까? 배우고 싶어서 지원을 하게 됐어요.
김선우
저는 김선우라고 하고요. 대학원에서 군대와 징병제를 공부하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저한테는 군인이라는 존재 자체가 관심사이기도 해요. 좀 더 계속 깊게 파고들고 싶어 하는 부분인데 마침 이메일로 참전군인 구술 작업을 한다는 걸 보고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참전했던 군인들의 생애사나 경험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들을 수 있으면 좋겠고, 제가 구술이나 인터뷰에 대해서 막연하게 두려움이 좀 있어서 아직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그런 것도 함께 같이 깨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해서 신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윤경회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에 처음 참가합니다.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서 계엄군에 의한 성폭력 사건을 조사했던 조사팀장이었고, 임기가 끝난 다음에는 국가로부터 피해자로 인정된 분들과 함께 피해 증언자 자조 모임을 만들었거든요. '열매'라는 곳에서 간사로 활동을 하고 있어요. 제가 이 활동에 신청한 이유는 제가 했던 지난 조사활동과 연결되어 있어요. 5.18 때 현장에 투입된 군인들 중에 일부는 몇 달 전인 1979년도 부마항쟁 때 부산, 마산에 투입된 특전사들이었고 그중에 또 일부 지휘관들은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군인들이었거든요. 피해가 발생했던 상황에서 실제로 가해 행위를 했던 사람들의 계보를 조금 이해하고 싶었어요. 두 번째 동기는 저의 아빠가 베트남 전쟁 참전군인이었기 때문이에요. 사실 근데 저는 아빠가 베트남 전쟁에 참전을 했다는 자각이 별로 없었거든요. 아빠가 돌아가실 때까지도요. 아빠는 피부병 때문에 고생도 하셨고 담낭암으로 갑자기 돌아가셨어요. 그것이(전쟁이) 저의 삶과 별로 무관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저도 피부가 좀 가렵고 피부병이 나타나다 보니 유전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억을 더듬어 보니 아빠가 단 한 번도 베트남 전쟁 참전 경험을 얘기하지 않으셨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아빠가 베트남에서 도대체 무엇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빠가 무슨 부대였는지 알고 싶진 않더라구요. 무서워 가지고. 이번 활동이 아빠를 조금 더 가까이 알아가는 경험도 될 것 같다고 생각해요. 베트남 전쟁에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참가했다면, 그 경험은 우리의 노년 특히 남성 세대에겐 영향을 많이 미쳤을 것 같고, 이번 경험을 통해서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으면 싶습니다.

채은
안녕하세요. 저는 고등학생 때 <기억의 전쟁> 영화를 처음 보고 베트남 전쟁 관련해서 알게 됐어요. 그때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제가 역사 전공이어서 구술사와 아카이브에 관심이 있었어요. 그러던 중 인스타에서 아카이브평화기억의 활동을 보게 된 거예요. 고등학교 때의 관심사를 좀 더 알아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원하고 참여하게 되었어요.
전여진
안녕하세요. 전여진이라고 하고요. 관련해서 활동해 본 적은 없지만, 작년에 '참전군인을 만나러 갑니다' 활동을 참여해 보셨던 분이 의미 있는 활동이었다고 추천을 해 주셨어요. 그 이야기를 듣고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지희경
저는 지금 현재 대학원에서 영화 전공을 하고 있어요. 논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영화들을 보게 됐는데, 그중에 홀로코스트에 대한 영화를 보면서 역사를 공부하게 됐어요. 동아시아 쪽 구술 문화에도 관심이 생겼고, 동료 예술가께서 참전군인을 만나는 구술 활동에 참여했다고 말씀을 해 주신 게 기억이 나서 찾아봤는데 기간이 잘 맞아서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오뎅
저는 성미산학교 포스트중등에 다니고 있는 오뎅이라고 해요. 작년에 이어서 2년째 같이 하게 됐어요. 구술 활동을 진행하면서 모르겠는 부분들도 많았고, 정리하는 과정에서도 정리되지 않는 생각들이나 감정들을 느꼈었어요. 다시 한번 참여하면서 그런 것들을 잘 정리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서 올해에도 참여하게 됐습니다. 반갑습니다.
김예린
저는 지금 한신대학교 한국사학과 4학년 재학 중에 있어요. 학석사를 연계해서 기록학 대학원 수업을 올해부터 듣고 있어요. 졸업 논문도 민간 기록 쪽에서 인권이나 구술 관련해서 준비하려고 하고 있고요. 고등학생 때 일본군 '위안부' 관련한 동아리를 만들어서 활동하다가 역사와 인권에 관심이 생겼어요. 작년 여름에는 전쟁과 여성 인권 박물관에서 자원 활동을 짧게 하다가 올해에는 우리가 쉽게 접해보지 못하는 역사를 좀 접해보고 싶고, 그들의 목소리로 직접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조민지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에 처음 참여를 하게 되었는데요. 2020년부터 22년까지 저는 강제동원 피해 생존자 구술 채록 사업을 담당을 했어요. 생존자 분들의 구술을 가지고 책을 내거나 민족문제연구소와 전시 같은 것들을 기획하기도 했어요. 구술 생존자 그 채록하는 데도 담당자로서 참여를 하면서 구술 기록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고 이번 활동에 참여를 하게 됐습니다. 제가 이제 구술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게 아니어서 이번 활동을 통해서 구술을 하는 방법에 대해서 좀 많이 배우고 싶어요.
윤명숙
저는 윤명숙이라고 합니다. 활동은 2024년부터 시작을 했고요. 올해로 두 번째인데 제 원래 전공이 일본군 위안부 위안소 제도예요. 활동을 91년부터 시작을 해서 계속 그쪽 연구를 해온 사람입니다. 베트남 전쟁은 저한테는 숙제 같은 그런 주제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제 베트남 문제를 보다 보면 우리가 훨씬 더 가해 측이니까, 일본 쪽에서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얘기하다 보면 "너희는 베트남 전쟁에 참여하지 않았냐" 이런 식으로 국가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는 얘기들도 많이 해요. 그렇기 때문에 어찌 보면 한 측에서는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것이 그 위안부 문제를 사유할 때 굉장히 필요한 거울 같은 얘기기도 하죠. 사실 들여다보면 베트남 전쟁에 책임이라고 하는 건 두 개로 나눠야 할 것 같아요. 국가 책임이라고 하는 게 있고, 그것을 행했던 사람들이 가진 책임이 있죠. 또 한편으로는 국가가 군인들을 용병으로 보낸 것이기도 해요. 용병으로 보낸 그 시스템 안에서 피해의 측면이 분명히 있고, 이것이 인제 혼재되어 있는 거라고 생각을 해요. 구술활동을 하면서 이 주제를 인생의 한 편에 과제로 놓고, 오랫동안 생각하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종찬
반갑습니다. 언젠가부터 소개하는 게 너무 힘들어져서 매번 뚝딱뚝딱 거리고 있어요. 저는 주로 연구자라고 불리는 연구 영역, 학교 안에서 주로 활동을 많이 해왔었던 것 같아요. 전공은 영문학이고 문학 전공이었지만 제가 속해 있는 학교는 전통적인 방식의 문학 연구에 집중하기보다는 문화 연구라고 하죠? 문화 연구 전통이 강한 곳이에요. 그런 곳에서 공부를 해왔고 점점 시간이 흐르면서 아카데미 필드에서 연구자라고 소위 얘기하는 위치성에 대해서 좀 껄끄러움과 불편함 같은 것들을 느껴왔던 것 같아요. 지금은 상당 부분 그 아카데미 필드 바깥으로 밀려났거나, 밀려오기를 선택했거나, 둘 모두이거나 그랬던 것 같고요. 그 이후에는 문화 예술 필드 영역에서 여러 가지 활동 기획 같은 것들을 했습니다. 독립연구자라고, 심아정 선생님이 그렇게 얘기를 해주셨는데 저는 독립이라는 말을 연립으로 바꾸고 싶더라구요. 같이 공부하는 연구자, 활동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1년에 한 번씩은 그래도 글을 쓰자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좋은 현장의 언어로 된 글을 쓰고 싶은 욕망이 언제나 강하게 있어요. 가해와 피해 영역이 묘하게 섞여 있는 참전군인들을 만난다는 게 귀한 자리이기도 하잖아요. 공부도 될 것이고 의미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서 처음으로 지원을 했습니다. 의심과 소심함과 여러 가지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이 커뮤니티가 되게 저와 잘 어울릴 것 같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추병진
저는 작년에 이어서 구술 활동을 하게 됐어요. 저는 영상 기록 활동을 주로 하고 있고 최근에는 발달장애인 당사자 운동 피플 퍼스트 활동가들을 영상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했을 때 참전군인을 몇 번 안 만나 봤기 때문에 이걸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모르는 게 참 많구나깨달았거든요. 그래서 올해도 계속하면서 내가 몰랐던 것들 그리고 앞으로 알아가야 할 것들을 좀 더 많이 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까 저는 안국역에서 걸어왔는데 탄핵 반대 집회를 하고 있더라고요. 태극기 들고서 이렇게 집회에 참여하시는 분들 중에 어쩌면 베트남 전쟁 참전군인들도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낯선 이분들과 맞닿고 이해해볼 수 있을까? 그런 고민도 들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이소연
안녕하세요. 올해 처음 참여하게 됐는데 저는 '우리실험자들'이라는 공부하는 공동체에서 글도 쓰고 일을 주로 하고 있어요. 공부를 하다 보니까 특히 아시아 역사에 대해서 되게 무지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전쟁과 관련해서 피해자들의 얘기를 듣는 것도 되게 중요하지만 참여 당사자 입장에 섰던 사람들의 얘기를 듣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아카이브평화기억 활동을 알게 돼서 여기 활동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참여를 하려고 했는데 일정이 좀 부담스럽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더라고요. 그래서 1년 동안 활동을 좀 멀리서 지켜보고 있다가 올해는 다른 활동보다 요 활동을 우선으로 해보자는 생각을 하고 몇 번을 망설이다가 신청서를 제출해 버렸죠. 그래서 이 자리에 오게 됐는데요! 앞으로 1년 동안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도현남
마을 교육 활동가인 도현남이라고 합니다. 저는 23년부터 여기 참여하게 되었는데요. 해를 거듭할수록 대단한 분들이 오셔요. 저는 시민의 입장으로 여기를 참여하게 됐어요. 아카이브평화기억과 활동 공간이 같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잘 모르고 참여를 했어요. 아마 몰라서 제가 여기 참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웃음) 첫 해는 아무런 준비 없이 참여했기 때문에 참전 군인을 만나서 생각의 정리가 잘 안 됐던 것 같아요. 저는 작년에도 같은 분을 계속 만났었거든요. 그러면서 활동을 통해서 제가 전쟁이나 평화에 대한 생각을 조금 진지하게 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내 삶에서 이런 것들은 좀 멀리 있는 존재 같았는데 그렇지 않았구나, 내 삶의 일부이기도 했었구나 조금씩 알아갔던 것 같습니다. 아직도 잘 모르는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조금씩 나를 좀 변화시키거나 좀 더 알았으면 하는 그런 마음으로 올해에도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이 자리에는 구술활동 참가자 뿐만 아니라 아카이브평화기억 구술기획팀, 공론장 기획팀도 함께해 주었는데요! 올해에는 구술활동을 진행하며 생긴 관심사와 질문, 고민을 연결하는 노력을 더욱 적극적으로 해보려 합니다.
아정
네 안녕하세요. 저는 아정이라고 하고요. 저도 기획팀에서 같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는 사실 베트남 전쟁에 대해서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은 아니었어요. 병역거부를 하는 동료를 통해 전쟁과 군복무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됐고, 우연한 기회로 시민평화법정을 준비하게 됐어요. 베트남에서는 피해자 증언을, 한국에서는 참전했던 사람을 만나 학살에 관여한 부대의 목격담 같은 걸 듣기도 했었어요. 왔다 갔다 하다 보니까 처음에는 피해자한테 이입이 돼서 힘들더라고요. 점점 군인을 훨씬 많이 만났어요. 낮술도 한 50번 먹은 것 같아요. 그런데 그렇게 법정에 쓸 인터뷰를 녹취하는 그 과정이 저는 마음이 많이 안 좋았아요. 참전군인의 삶은 다 잘리고 한국군의 가해를 입증할 수 있는 이야기만 반영이 되는구나. 그래서 시민평화법정에서 모자이크된 참전군인 얼굴과 함께 가해를 인정하는 목소리가 울려퍼졌을 때, 참전군인이 쉽게 괴물화될 수 있겠다는 불안이 있었어요. 중대장도 소대장도 아니고 사병 한 사람이 저렇게까지 옴팡 뒤집어 써야 되겠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좀 더 많은 참정 경험들을 들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하게 됐어요. 그 경험이 컸던 것 같아요. 사실 연인원 32만 명이 참전을 했으면 32만 개의 얘기가 있는 거잖아요. 우리가 고작 열댓 개를 듣고 참전군인의 전형성을 만들어내거나 이런 건 너무 위험한 것 같아요. 섣불리 평화로도 달려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저는 여러분들의 그런 작업이 잘 반영된 공론장을 만들어 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이다
저는 사이다라고 하고요. 성미산학교라고 성산동에 위치한 비인가 대안학교의 교사로 일을 하고 있어요. 베트남 전쟁과 관련해서는 학교에서 관심을 가지는 하나의 매개예요. 어떤 과거로부터 어떤 영향들을 받아 현재가 됐을까? 그리고 최근 청소년들은 다른 미래를 상상하는 걸 되게 어려워해요. 상상력보다는 망가져 가는 세계에 대한 파상력이라고 할까요? 그런 것들에 대해서 좀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고, 느끼고 있는 것 같아서 상상력을 갖게 하는 방식으로써 베트남 전쟁이라든지, 현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과거의 역사들이 있는지 이런 것들 공부하면서 이렇게 사람들을 직접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활동을 하고 있고요. 그리고 저도 공론장 기획팀에 소속되어어 잘 듣고 잘 나누고 있습니다.
슬기
공론장 기획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주, 분단, 교육 이런 쪽에 관심을 가지고 재미있어 보이는 여러 가지 일들을 쫓아다니면서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아카이브평화기억은 베트남 전쟁 관련해서 공부하면서 연결을 하게 되었어요. 아까 말씀해 주신 것처럼 전쟁에 대해서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까 계속 고민이 되었던 것 같아요. 사실 '이야기들'이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계속 하나의 이야기로서, 전형으로서 이야기가 되다 보면 전쟁에 대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얘기들을 많이 놓친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자리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듣고 말할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을 해서 관심을 가지고 함께 하고 있는데, 어떻게 듣고 말할 것인가 계속 고민이 되는 거 같아요. 모든 얘기를 듣고 말한다고 해서 다양한 게 아니라 사실은 같은 사람이 같은 이야기를 해도 누가 듣고 어떻게 듣느냐에 따라서 다른 이야기를 하게 되기도 하잖아요. 그걸 듣는 사람이 또 그걸 듣고 이야기를 하면서 또 다른 이야기가 만들어지기도 한다는 점에서 함께 한다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는 구술 활동을 직접 같이 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논의하시는 자리에 최대한 같이 하면서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지점들 같이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이재춘
안녕하세요. 저는 이재춘이라고 하고요. 전라도 광주에서 살고 있어요. 구술활동은 2023년부터 같이 했어요. 저는 참전군인에 되게 관심이 많아요. 제 아버지가 참전군인이었고 고엽제로 인한 암으로 돌아가셨다 보니까 참전군인의 이야기들에 관심이 갔어요. 참전군인 개개인마다 참전 이전의 삶, 참전의 삶, 참전 이후의 삶으로 나뉘어서 그게 연결돼 있거든요. 사회적으로 구성되어진 거라고 생각을 해요. 참전군인을 만나면서 기억과 사실에 대해 질문을 하게 돼요. 그분들이 어떤 말씀을 하셨다고 그 말이 사실인가 라는 질문을 할 필요가 없는 게, 사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죠. 하지만 근데 저에게 이 그 말을 들려주는 그 자체는 사실이잖아요. 그럼 이분이 왜 그렇게 말씀을 하고 있을까 생각을 했으면 좋겠어요. 제한된 시간과 제한된 여건 때문에 품이 많이 들고 좀 힘든 일이긴 하지만 담겨있는 서사들에 대해서 같이 나누고 이야기해 보면 좋겠어요.

정말 다양한 동기를 가지고 많은 이들이 모였지요? 앞으로 참전군인을 만나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가 됩니다. 본격적인 구술활동을 시작하기 전, 두 달간 구술과 베트남전쟁에 대해 세미나를 내부적으로 진행할 예정이에요. 앞으로의 소식도 눈여겨 봐 주세요. ㅎㅎ
2025년에도 우리는, 참전군인을 만나러갑니다!
정리 글 노랭
#베트남전쟁 #참전군인 #구술활동 #평화활동 #전쟁 #공론장 #한국군 #군대 #가족 #구술생애사 #평화 #교육 #기록
아카이브평화기억은 올해로 3년째 시민참여형 구술활동 '참전군인을 만나러 갑니다'를 진행하고 있어요! 2025년 1월 23일부터 2월 23일까지, 한달간 참가자를 모집한 결과 총 18명의 참가자가 함께하게 되었어요.
이번 모집을 통해 새로 참여하게 된 분들도 있고, 2023년과 2024년 구술활동을 함께 해 온 분들도 일곱 분이 이어서 신청해 주었어요. 한 해의 활동으로 끝나지 않고 매년 지속적인 활동으로 이어진다는 점이 의미가 크다고 생각해요. 이번에도 참전군인의 가족부터 활동가, 연구자, 작가, 영상 감독, 성미산학교포스트중등 학생 등 다양한 활동 배경을 가진 분들이 모였어요. 여러 시선이 존재하는만큼, 참전군인을 만나러 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발견과 연결이 만들어지길 바라 봅니다.
지난 3월 8일 토요일에는 모두 모여 '참전군인을 만나러 갑니다' 3기의 첫 모임을 가졌어요. 첫만남 현장을 나눌게요.
첫모임에서는 아카이브평화기억 단체 소개와 지난 활동을 공유한 후 서로 인사 나누었어요. 저는 이번 만남에 처음 진행을 맡아 하느라 살짝 떨렸지만 씩씩하게 잘 해냈답니다. ㅎㅎ 참가자들은 각자 신청하게 된 계기부터 관심사, 기대감을 이야기하며 앞으로의 활동을 상상해 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진혜정
안녕하세요. 저는 대학교 때 인류학과를 다녔어요. 그때 일본 전쟁사를 배우기도 했고요, 가족의 구술 생애사를 진행한 적이 있어요. 두 활동을 하며 결합해 보고 싶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일본 전쟁사를 배우면서, 국가 폭력 아래에서 개인들이 각자 한정된 선택지에서 고민하고 고통받은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됐어요. 이번 활동을 통해서도 배워 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고요. 엄마의 생애사를 들은 적이 있어요. 엄마의 삶을 쭉 들으면서 화를 내고, 울고, 소리 지르고 그랬어요. 나중에 다시 녹취를 듣고 기록하는 과정에서 '아 내가 인터뷰 했을 때 놓친 부분이 많구나' 느끼고 좀 엄마에 대해서 더 깊게 알아가는 기회가 됐어요. 그 때의 경험은 친밀한 관계 속에서 하는 생애사였는데, 타인의 이야기를 듣는 건 어떨까 궁금해졌어요. 어떤 질문이 서로에게 상처받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질문일까? 배우고 싶어서 지원을 하게 됐어요.
김선우
저는 김선우라고 하고요. 대학원에서 군대와 징병제를 공부하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저한테는 군인이라는 존재 자체가 관심사이기도 해요. 좀 더 계속 깊게 파고들고 싶어 하는 부분인데 마침 이메일로 참전군인 구술 작업을 한다는 걸 보고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참전했던 군인들의 생애사나 경험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들을 수 있으면 좋겠고, 제가 구술이나 인터뷰에 대해서 막연하게 두려움이 좀 있어서 아직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그런 것도 함께 같이 깨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해서 신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윤경회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에 처음 참가합니다.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서 계엄군에 의한 성폭력 사건을 조사했던 조사팀장이었고, 임기가 끝난 다음에는 국가로부터 피해자로 인정된 분들과 함께 피해 증언자 자조 모임을 만들었거든요. '열매'라는 곳에서 간사로 활동을 하고 있어요. 제가 이 활동에 신청한 이유는 제가 했던 지난 조사활동과 연결되어 있어요. 5.18 때 현장에 투입된 군인들 중에 일부는 몇 달 전인 1979년도 부마항쟁 때 부산, 마산에 투입된 특전사들이었고 그중에 또 일부 지휘관들은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군인들이었거든요. 피해가 발생했던 상황에서 실제로 가해 행위를 했던 사람들의 계보를 조금 이해하고 싶었어요. 두 번째 동기는 저의 아빠가 베트남 전쟁 참전군인이었기 때문이에요. 사실 근데 저는 아빠가 베트남 전쟁에 참전을 했다는 자각이 별로 없었거든요. 아빠가 돌아가실 때까지도요. 아빠는 피부병 때문에 고생도 하셨고 담낭암으로 갑자기 돌아가셨어요. 그것이(전쟁이) 저의 삶과 별로 무관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저도 피부가 좀 가렵고 피부병이 나타나다 보니 유전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억을 더듬어 보니 아빠가 단 한 번도 베트남 전쟁 참전 경험을 얘기하지 않으셨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아빠가 베트남에서 도대체 무엇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빠가 무슨 부대였는지 알고 싶진 않더라구요. 무서워 가지고. 이번 활동이 아빠를 조금 더 가까이 알아가는 경험도 될 것 같다고 생각해요. 베트남 전쟁에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참가했다면, 그 경험은 우리의 노년 특히 남성 세대에겐 영향을 많이 미쳤을 것 같고, 이번 경험을 통해서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으면 싶습니다.
채은
안녕하세요. 저는 고등학생 때 <기억의 전쟁> 영화를 처음 보고 베트남 전쟁 관련해서 알게 됐어요. 그때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제가 역사 전공이어서 구술사와 아카이브에 관심이 있었어요. 그러던 중 인스타에서 아카이브평화기억의 활동을 보게 된 거예요. 고등학교 때의 관심사를 좀 더 알아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원하고 참여하게 되었어요.
전여진
안녕하세요. 전여진이라고 하고요. 관련해서 활동해 본 적은 없지만, 작년에 '참전군인을 만나러 갑니다' 활동을 참여해 보셨던 분이 의미 있는 활동이었다고 추천을 해 주셨어요. 그 이야기를 듣고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지희경
저는 지금 현재 대학원에서 영화 전공을 하고 있어요. 논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영화들을 보게 됐는데, 그중에 홀로코스트에 대한 영화를 보면서 역사를 공부하게 됐어요. 동아시아 쪽 구술 문화에도 관심이 생겼고, 동료 예술가께서 참전군인을 만나는 구술 활동에 참여했다고 말씀을 해 주신 게 기억이 나서 찾아봤는데 기간이 잘 맞아서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오뎅
저는 성미산학교 포스트중등에 다니고 있는 오뎅이라고 해요. 작년에 이어서 2년째 같이 하게 됐어요. 구술 활동을 진행하면서 모르겠는 부분들도 많았고, 정리하는 과정에서도 정리되지 않는 생각들이나 감정들을 느꼈었어요. 다시 한번 참여하면서 그런 것들을 잘 정리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서 올해에도 참여하게 됐습니다. 반갑습니다.
김예린
저는 지금 한신대학교 한국사학과 4학년 재학 중에 있어요. 학석사를 연계해서 기록학 대학원 수업을 올해부터 듣고 있어요. 졸업 논문도 민간 기록 쪽에서 인권이나 구술 관련해서 준비하려고 하고 있고요. 고등학생 때 일본군 '위안부' 관련한 동아리를 만들어서 활동하다가 역사와 인권에 관심이 생겼어요. 작년 여름에는 전쟁과 여성 인권 박물관에서 자원 활동을 짧게 하다가 올해에는 우리가 쉽게 접해보지 못하는 역사를 좀 접해보고 싶고, 그들의 목소리로 직접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조민지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에 처음 참여를 하게 되었는데요. 2020년부터 22년까지 저는 강제동원 피해 생존자 구술 채록 사업을 담당을 했어요. 생존자 분들의 구술을 가지고 책을 내거나 민족문제연구소와 전시 같은 것들을 기획하기도 했어요. 구술 생존자 그 채록하는 데도 담당자로서 참여를 하면서 구술 기록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고 이번 활동에 참여를 하게 됐습니다. 제가 이제 구술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게 아니어서 이번 활동을 통해서 구술을 하는 방법에 대해서 좀 많이 배우고 싶어요.
윤명숙
저는 윤명숙이라고 합니다. 활동은 2024년부터 시작을 했고요. 올해로 두 번째인데 제 원래 전공이 일본군 위안부 위안소 제도예요. 활동을 91년부터 시작을 해서 계속 그쪽 연구를 해온 사람입니다. 베트남 전쟁은 저한테는 숙제 같은 그런 주제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제 베트남 문제를 보다 보면 우리가 훨씬 더 가해 측이니까, 일본 쪽에서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얘기하다 보면 "너희는 베트남 전쟁에 참여하지 않았냐" 이런 식으로 국가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는 얘기들도 많이 해요. 그렇기 때문에 어찌 보면 한 측에서는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것이 그 위안부 문제를 사유할 때 굉장히 필요한 거울 같은 얘기기도 하죠. 사실 들여다보면 베트남 전쟁에 책임이라고 하는 건 두 개로 나눠야 할 것 같아요. 국가 책임이라고 하는 게 있고, 그것을 행했던 사람들이 가진 책임이 있죠. 또 한편으로는 국가가 군인들을 용병으로 보낸 것이기도 해요. 용병으로 보낸 그 시스템 안에서 피해의 측면이 분명히 있고, 이것이 인제 혼재되어 있는 거라고 생각을 해요. 구술활동을 하면서 이 주제를 인생의 한 편에 과제로 놓고, 오랫동안 생각하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종찬
반갑습니다. 언젠가부터 소개하는 게 너무 힘들어져서 매번 뚝딱뚝딱 거리고 있어요. 저는 주로 연구자라고 불리는 연구 영역, 학교 안에서 주로 활동을 많이 해왔었던 것 같아요. 전공은 영문학이고 문학 전공이었지만 제가 속해 있는 학교는 전통적인 방식의 문학 연구에 집중하기보다는 문화 연구라고 하죠? 문화 연구 전통이 강한 곳이에요. 그런 곳에서 공부를 해왔고 점점 시간이 흐르면서 아카데미 필드에서 연구자라고 소위 얘기하는 위치성에 대해서 좀 껄끄러움과 불편함 같은 것들을 느껴왔던 것 같아요. 지금은 상당 부분 그 아카데미 필드 바깥으로 밀려났거나, 밀려오기를 선택했거나, 둘 모두이거나 그랬던 것 같고요. 그 이후에는 문화 예술 필드 영역에서 여러 가지 활동 기획 같은 것들을 했습니다. 독립연구자라고, 심아정 선생님이 그렇게 얘기를 해주셨는데 저는 독립이라는 말을 연립으로 바꾸고 싶더라구요. 같이 공부하는 연구자, 활동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1년에 한 번씩은 그래도 글을 쓰자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좋은 현장의 언어로 된 글을 쓰고 싶은 욕망이 언제나 강하게 있어요. 가해와 피해 영역이 묘하게 섞여 있는 참전군인들을 만난다는 게 귀한 자리이기도 하잖아요. 공부도 될 것이고 의미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서 처음으로 지원을 했습니다. 의심과 소심함과 여러 가지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이 커뮤니티가 되게 저와 잘 어울릴 것 같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추병진
저는 작년에 이어서 구술 활동을 하게 됐어요. 저는 영상 기록 활동을 주로 하고 있고 최근에는 발달장애인 당사자 운동 피플 퍼스트 활동가들을 영상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했을 때 참전군인을 몇 번 안 만나 봤기 때문에 이걸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모르는 게 참 많구나깨달았거든요. 그래서 올해도 계속하면서 내가 몰랐던 것들 그리고 앞으로 알아가야 할 것들을 좀 더 많이 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까 저는 안국역에서 걸어왔는데 탄핵 반대 집회를 하고 있더라고요. 태극기 들고서 이렇게 집회에 참여하시는 분들 중에 어쩌면 베트남 전쟁 참전군인들도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낯선 이분들과 맞닿고 이해해볼 수 있을까? 그런 고민도 들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이소연
안녕하세요. 올해 처음 참여하게 됐는데 저는 '우리실험자들'이라는 공부하는 공동체에서 글도 쓰고 일을 주로 하고 있어요. 공부를 하다 보니까 특히 아시아 역사에 대해서 되게 무지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전쟁과 관련해서 피해자들의 얘기를 듣는 것도 되게 중요하지만 참여 당사자 입장에 섰던 사람들의 얘기를 듣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아카이브평화기억 활동을 알게 돼서 여기 활동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참여를 하려고 했는데 일정이 좀 부담스럽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더라고요. 그래서 1년 동안 활동을 좀 멀리서 지켜보고 있다가 올해는 다른 활동보다 요 활동을 우선으로 해보자는 생각을 하고 몇 번을 망설이다가 신청서를 제출해 버렸죠. 그래서 이 자리에 오게 됐는데요! 앞으로 1년 동안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도현남
마을 교육 활동가인 도현남이라고 합니다. 저는 23년부터 여기 참여하게 되었는데요. 해를 거듭할수록 대단한 분들이 오셔요. 저는 시민의 입장으로 여기를 참여하게 됐어요. 아카이브평화기억과 활동 공간이 같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잘 모르고 참여를 했어요. 아마 몰라서 제가 여기 참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웃음) 첫 해는 아무런 준비 없이 참여했기 때문에 참전 군인을 만나서 생각의 정리가 잘 안 됐던 것 같아요. 저는 작년에도 같은 분을 계속 만났었거든요. 그러면서 활동을 통해서 제가 전쟁이나 평화에 대한 생각을 조금 진지하게 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내 삶에서 이런 것들은 좀 멀리 있는 존재 같았는데 그렇지 않았구나, 내 삶의 일부이기도 했었구나 조금씩 알아갔던 것 같습니다. 아직도 잘 모르는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조금씩 나를 좀 변화시키거나 좀 더 알았으면 하는 그런 마음으로 올해에도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이 자리에는 구술활동 참가자 뿐만 아니라 아카이브평화기억 구술기획팀, 공론장 기획팀도 함께해 주었는데요! 올해에는 구술활동을 진행하며 생긴 관심사와 질문, 고민을 연결하는 노력을 더욱 적극적으로 해보려 합니다.
아정
네 안녕하세요. 저는 아정이라고 하고요. 저도 기획팀에서 같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는 사실 베트남 전쟁에 대해서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은 아니었어요. 병역거부를 하는 동료를 통해 전쟁과 군복무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됐고, 우연한 기회로 시민평화법정을 준비하게 됐어요. 베트남에서는 피해자 증언을, 한국에서는 참전했던 사람을 만나 학살에 관여한 부대의 목격담 같은 걸 듣기도 했었어요. 왔다 갔다 하다 보니까 처음에는 피해자한테 이입이 돼서 힘들더라고요. 점점 군인을 훨씬 많이 만났어요. 낮술도 한 50번 먹은 것 같아요. 그런데 그렇게 법정에 쓸 인터뷰를 녹취하는 그 과정이 저는 마음이 많이 안 좋았아요. 참전군인의 삶은 다 잘리고 한국군의 가해를 입증할 수 있는 이야기만 반영이 되는구나. 그래서 시민평화법정에서 모자이크된 참전군인 얼굴과 함께 가해를 인정하는 목소리가 울려퍼졌을 때, 참전군인이 쉽게 괴물화될 수 있겠다는 불안이 있었어요. 중대장도 소대장도 아니고 사병 한 사람이 저렇게까지 옴팡 뒤집어 써야 되겠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좀 더 많은 참정 경험들을 들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하게 됐어요. 그 경험이 컸던 것 같아요. 사실 연인원 32만 명이 참전을 했으면 32만 개의 얘기가 있는 거잖아요. 우리가 고작 열댓 개를 듣고 참전군인의 전형성을 만들어내거나 이런 건 너무 위험한 것 같아요. 섣불리 평화로도 달려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저는 여러분들의 그런 작업이 잘 반영된 공론장을 만들어 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이다
저는 사이다라고 하고요. 성미산학교라고 성산동에 위치한 비인가 대안학교의 교사로 일을 하고 있어요. 베트남 전쟁과 관련해서는 학교에서 관심을 가지는 하나의 매개예요. 어떤 과거로부터 어떤 영향들을 받아 현재가 됐을까? 그리고 최근 청소년들은 다른 미래를 상상하는 걸 되게 어려워해요. 상상력보다는 망가져 가는 세계에 대한 파상력이라고 할까요? 그런 것들에 대해서 좀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고, 느끼고 있는 것 같아서 상상력을 갖게 하는 방식으로써 베트남 전쟁이라든지, 현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과거의 역사들이 있는지 이런 것들 공부하면서 이렇게 사람들을 직접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활동을 하고 있고요. 그리고 저도 공론장 기획팀에 소속되어어 잘 듣고 잘 나누고 있습니다.
슬기
공론장 기획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주, 분단, 교육 이런 쪽에 관심을 가지고 재미있어 보이는 여러 가지 일들을 쫓아다니면서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아카이브평화기억은 베트남 전쟁 관련해서 공부하면서 연결을 하게 되었어요. 아까 말씀해 주신 것처럼 전쟁에 대해서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까 계속 고민이 되었던 것 같아요. 사실 '이야기들'이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계속 하나의 이야기로서, 전형으로서 이야기가 되다 보면 전쟁에 대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얘기들을 많이 놓친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자리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듣고 말할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을 해서 관심을 가지고 함께 하고 있는데, 어떻게 듣고 말할 것인가 계속 고민이 되는 거 같아요. 모든 얘기를 듣고 말한다고 해서 다양한 게 아니라 사실은 같은 사람이 같은 이야기를 해도 누가 듣고 어떻게 듣느냐에 따라서 다른 이야기를 하게 되기도 하잖아요. 그걸 듣는 사람이 또 그걸 듣고 이야기를 하면서 또 다른 이야기가 만들어지기도 한다는 점에서 함께 한다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는 구술 활동을 직접 같이 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논의하시는 자리에 최대한 같이 하면서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지점들 같이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이재춘
안녕하세요. 저는 이재춘이라고 하고요. 전라도 광주에서 살고 있어요. 구술활동은 2023년부터 같이 했어요. 저는 참전군인에 되게 관심이 많아요. 제 아버지가 참전군인이었고 고엽제로 인한 암으로 돌아가셨다 보니까 참전군인의 이야기들에 관심이 갔어요. 참전군인 개개인마다 참전 이전의 삶, 참전의 삶, 참전 이후의 삶으로 나뉘어서 그게 연결돼 있거든요. 사회적으로 구성되어진 거라고 생각을 해요. 참전군인을 만나면서 기억과 사실에 대해 질문을 하게 돼요. 그분들이 어떤 말씀을 하셨다고 그 말이 사실인가 라는 질문을 할 필요가 없는 게, 사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죠. 하지만 근데 저에게 이 그 말을 들려주는 그 자체는 사실이잖아요. 그럼 이분이 왜 그렇게 말씀을 하고 있을까 생각을 했으면 좋겠어요. 제한된 시간과 제한된 여건 때문에 품이 많이 들고 좀 힘든 일이긴 하지만 담겨있는 서사들에 대해서 같이 나누고 이야기해 보면 좋겠어요.
정말 다양한 동기를 가지고 많은 이들이 모였지요? 앞으로 참전군인을 만나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가 됩니다. 본격적인 구술활동을 시작하기 전, 두 달간 구술과 베트남전쟁에 대해 세미나를 내부적으로 진행할 예정이에요. 앞으로의 소식도 눈여겨 봐 주세요. ㅎㅎ
2025년에도 우리는, 참전군인을 만나러갑니다!
정리 글 노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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