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 현장은 아카이브와 아카이브 활용사례를 소개하거나 아키비스트를 인터뷰하는 아카이브센터의 콘텐츠입니다.
아카이브 문화를 여러분이 가까이 느낄 수 있도록, 현장에서만 들을 수 있는 이야기를 읽어줍니다.
출처: 아카이브현장

아카이브평화기억 : 아카이브는 선택이 아니었다
아카이브평화기억 석미화 대표, 정미영 아카이브 담당 인터뷰
매일 뉴스에서 전해지는 전쟁 소식과 갑작스레 울리는 재난 경고 문자를 받으면 잠깐 두려움과 안타까움을 느끼지만, 바쁘고 분주한 일상에서 다시금 잊히기도 해요. 전쟁은 나와는 상관없는 먼 이야기처럼 느껴질 때가 많죠.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도 전쟁으로 인해 삶이 송두리째 바뀐 사람들이 오늘을 살아가고 있어요. 그들의 이야기를 단순히 한쪽으로 정의할 수 있을까요? 그들의 기억을 우리는 직면하고 기록해야 하지 않을까요?
아카이브평화기억에서는 이러한 질문들에 답을 찾아가고 있어요. 이들은 전쟁을 단순히 역사적 가해자와 피해자의 문제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 전쟁을 직접 겪은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기억을 통해 평화의 의미를 재조명하고 있습니다. 참전군인 개인의 삶과 감정을 마주하고 그들의 기억을 기록하는 아카이브평화기억의 여정을 통해 우리는 전쟁과 평화에 대한 시선을 새롭게 가질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번 아카이브 현장에서는 전쟁을 넘어 평화를 기록하는, 아카이브평화기억의 석미화 대표, 정미영 아카이브 담당을 만났습니다.

Chapter 1. 아카이브는 선택이 아니었다
"처음에 단체 이름을 고민할 때 ‘아카이브’는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들어가야 할 단어였어요."
석미화 대표는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서 조사관으로 일했던 경험 속에서 군대 내 부조리와 인권 문제를 깊이 마주하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병사들이 겪는 문제들로 시작했지만 점차 전쟁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고,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던 삼촌을 떠올리며 전쟁의 참혹함이 개인과 가족의 삶에 미친 깊은 상처와 트라우마의 존재를 깨닫게 되었죠. 이 경험은 석 대표가 베트남 전쟁과 평화 활동에 관심을 두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어요. 국회에서 공보담당 보좌관으로 일하다가, 평화박물관에서 활동하면서 본격적으로 평화활동에 뛰어들었다고 합니다. 처음은 한국군이 베트남에서 민간인을 학살한 역사에 대해 우리가 사죄하고 성찰해야 한다는 취지로 시작된 활동이었죠. 석 대표는 그 과정에서 참전 군인들과 소통하려 했지만 그 소통이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결국 참전 군인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그들의 경험에 더 깊이 다가가고 소통하고자 아카이브평화기억을 설립하게 되었어요. 가해와 피해를 넘어서, 기억과 평화를 다시 마주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전쟁기념관이나 참전관련 기념관에서 보여주는 전사(戰史)로서의 기억, 그리고 국가주의에 대한 의미 부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쟁에 있었던 한 사람의 기억을 만나는 것이 평화라는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정미영 아카이브 담당은 IT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서 약 25년 동안 일해 왔고, 주로 공공기관과 금융 분야에서 SI 프로젝트의 PM으로 활동했어요. 그 후 세월호 특별법을 만드는 과정에서 국회 입법 보조원으로 일하며 아카이브평화기억과도 인연을 맺게 되었죠. 정미영 담당은 보유한 기술과 기록을 접목해, 아카이브평화기억의 아카이브 구축과 기록물 관리를 맡고 있습니다.
아카이브평화기억 단체를 설립할 때, 석 대표는 ‘아카이브’라는 단어가 단체 이름에 꼭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오히려 고민은 아카이브를 이름의 앞에 넣을지, 뒤에 넣을지에 대한 문제였죠. 기본적으로 기록 활동을 중심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아카이브는 당연히 들어가는 이름이었어요.

Chapter 2. 아카이브가 담아야 하는 것
아카이브평화기억의 목표는 단순 기록만을 축적하는 데 있지 않아요. 기록을 통해서 다음 세대가 전쟁의 교훈을 배우고, 일상에서 평화의 중요성을 함께 고민할 수 있기를 바라죠. 석미화 대표는 말합니다.
"아카이빙은 단순히 많은 것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에요. 기록에는 반드시 동시대성이 담겨 있어야 하고, 그 기록을 만든 이들의 관점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많은 자료를 모아두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살아있는 관점과 이야기가 담겨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전쟁의 기억을 기록하는 일은 그 시대의 고민과 감정이 함께 녹아있어야 해요. 전쟁을 국가의 서사로만 남기지 않고, 전쟁을 겪은 개인들의 이야기로 재해석하는 작업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시민들이 참여하는 구술 작업은 그 자체로 다양한 관점과 이야기들을 모으는 중요한 역할을 해요.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공유함으로써 기록이 더 풍부해질 수 있어요."
정미영 담당은 시민단체들이 주로 이슈 중심으로 활동하다 보니 기록을 남기는 것에 소홀해지기 쉽다는 점을 지적해요. 아카이브평화기억은 기록이 단순한 보관을 넘어 사람들의 삶을 연결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평화의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는 중요한 창구가 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참전 군인들의 기록은 단순히 구술 작업을 넘어서, 그들의 삶과 전쟁 경험을 조명하는 과정이에요. 그들이 어떤 생각을 했는지, 어떤 경험을 했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소통이 필요하죠."
석미화 대표는 전쟁을 개인의 이야기로 기록하는 것이 평화의 과정이라고 강조해요. 전쟁이 끝난 후에도 남아있는 상처와 트라우마,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이 아카이브평화기억의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 아카이브평화기억 제공

Chapter 3. 기록으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우리의 활동은 전쟁의 기억을 개인의 기록으로 가져오는 과정인데, 월남전이라는 전쟁의 기억을 마을과 공동체의 서사로 접근하려고 한 시도였어요."
참전군인의 서사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 중 하나는 바로 가난이에요. 한국전쟁 이후의 시절을 그저 ‘가난’이라는 단어로만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구술 활동을 통해 참전군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감정적으로 공감하고, 이를 어떻게 기록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고 해요.
"사실은 그분들도 이야기하는 것이 쉽지 않아요.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 속에서 감정의 변화를 만나는 분들도 계시고, 이전에 한 번도 이야기하지 않았던 것들을 굉장히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경우도 있죠. 반면에 갑작스러운 심경의 변화를 이유로 거부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월남으로 간 동창생들’ 프로젝트에서는 참전 군인들의 전쟁 경험이 공동체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탐구했습니다. 익산 금마국민학교 1960년도 남자 졸업생 100여 명 중 10명 이상이 월남전에 참전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그들의 삶을 마을과 공동체 속에서 기록한 것이 이 프로젝트의 출발이었죠. 석미화 대표는 집단화된 참전 군인의 이미지와는 다른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기록하며, 그것을 마주하는 것이 되게 무겁지만 누군가는 꼭 해야하는 일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합니다. 참전 군인들을 여러 번 만나면서 처음에는 마음을 열지 않다가, 몇 차례 만남을 통해 서서히 전쟁 이야기를 풀어놓는 과정을 인상 깊게 기억합니다. 석미화 대표와 정미영 담당은 아카이브평화기억의 활동을 통해 나온 기록과 콘텐츠가 참전군인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기를 기대합니다.
"두 번 세 번 만날 때마다 이분들이 마음을 열고 조금씩 전쟁에 대한 이야기, 자신의 감정을 풀어놓아요.. 글로 다 표현하지 못하는 이야기들이 현장에 있거든요."
Chapter 4. 아카이브, 평화기억
현재 아카이브평화기억은 한국문헌정보기술의 창립 25주년 기념 디지털아카이브 구축 지원사업에 참여하며 아카이브 구축을 준비 중이에요. 이 단계에서 가장 큰 고민은 바로 ‘분류체계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분류체계는 단순한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단체의 궁극적인 목표와 향후 방향성과도 깊이 관련된 문제예요."
아카이브의 분류체계는 단순히 기록을 나누는 방법을 넘어서, 아카이브가 담고자 하는 의미와 목표를 반영해야 한다고 석 대표는 말해요. 처음부터 완벽한 시스템을 기대하기보다는, 꾸준한 보완과 개선을 통해 더 나은 아카이브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정미영 아카이브 담당도 이 부분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을 공유합니다.
"대부분은 아카이브란 말을 많이 들어봤지만, 실제로 아카이브를 제대로 경험하거나 이해한 사람은 많지 않아요. 기초적인 이해도 부족하고, 시스템 구축에 대한 경험도 부족하죠."
"사실 기록을 관리하고 유지하는 일은 이론으로만 배우기 어려워요.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이 많을 수밖에 없죠. 그래서 저희는 파트너로서 앞으로도 계속 함께 논의하고 협력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아카이브평화기억은 기록을 모으는 일을 넘어서, 전쟁과 평화의 의미를 재조명하는 더 큰 목표를 가지고 있어요. 아카이브평화기억과 아카이브센터가 협력하여 더 큰 목표를 이루어 갈 수 있도록 응원해 주세요!

ⓒ 아카이브평화기억 제공
출처: 아카이브현장
interviewer : 정혜지 센터장, 김수연 연구원
interviewee : 아카이브평화기억 석미화 대표, 정미영 아카이브 담당
일시 : 2024. 09. 23. (월)
장소: Google Meet 화상 회의
기획 및 편집: 김수연
아카이브 현장은 아카이브와 아카이브 활용사례를 소개하거나 아키비스트를 인터뷰하는 아카이브센터의 콘텐츠입니다.
아카이브 문화를 여러분이 가까이 느낄 수 있도록, 현장에서만 들을 수 있는 이야기를 읽어줍니다.출처: 아카이브현장
아카이브평화기억 : 아카이브는 선택이 아니었다
아카이브평화기억 석미화 대표, 정미영 아카이브 담당 인터뷰
매일 뉴스에서 전해지는 전쟁 소식과 갑작스레 울리는 재난 경고 문자를 받으면 잠깐 두려움과 안타까움을 느끼지만, 바쁘고 분주한 일상에서 다시금 잊히기도 해요. 전쟁은 나와는 상관없는 먼 이야기처럼 느껴질 때가 많죠.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도 전쟁으로 인해 삶이 송두리째 바뀐 사람들이 오늘을 살아가고 있어요. 그들의 이야기를 단순히 한쪽으로 정의할 수 있을까요? 그들의 기억을 우리는 직면하고 기록해야 하지 않을까요?
아카이브평화기억에서는 이러한 질문들에 답을 찾아가고 있어요. 이들은 전쟁을 단순히 역사적 가해자와 피해자의 문제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 전쟁을 직접 겪은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기억을 통해 평화의 의미를 재조명하고 있습니다. 참전군인 개인의 삶과 감정을 마주하고 그들의 기억을 기록하는 아카이브평화기억의 여정을 통해 우리는 전쟁과 평화에 대한 시선을 새롭게 가질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번 아카이브 현장에서는 전쟁을 넘어 평화를 기록하는, 아카이브평화기억의 석미화 대표, 정미영 아카이브 담당을 만났습니다.
Chapter 1. 아카이브는 선택이 아니었다
"처음에 단체 이름을 고민할 때 ‘아카이브’는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들어가야 할 단어였어요."
석미화 대표는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서 조사관으로 일했던 경험 속에서 군대 내 부조리와 인권 문제를 깊이 마주하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병사들이 겪는 문제들로 시작했지만 점차 전쟁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고,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던 삼촌을 떠올리며 전쟁의 참혹함이 개인과 가족의 삶에 미친 깊은 상처와 트라우마의 존재를 깨닫게 되었죠. 이 경험은 석 대표가 베트남 전쟁과 평화 활동에 관심을 두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어요. 국회에서 공보담당 보좌관으로 일하다가, 평화박물관에서 활동하면서 본격적으로 평화활동에 뛰어들었다고 합니다. 처음은 한국군이 베트남에서 민간인을 학살한 역사에 대해 우리가 사죄하고 성찰해야 한다는 취지로 시작된 활동이었죠. 석 대표는 그 과정에서 참전 군인들과 소통하려 했지만 그 소통이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결국 참전 군인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그들의 경험에 더 깊이 다가가고 소통하고자 아카이브평화기억을 설립하게 되었어요. 가해와 피해를 넘어서, 기억과 평화를 다시 마주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전쟁기념관이나 참전관련 기념관에서 보여주는 전사(戰史)로서의 기억, 그리고 국가주의에 대한 의미 부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쟁에 있었던 한 사람의 기억을 만나는 것이 평화라는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정미영 아카이브 담당은 IT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서 약 25년 동안 일해 왔고, 주로 공공기관과 금융 분야에서 SI 프로젝트의 PM으로 활동했어요. 그 후 세월호 특별법을 만드는 과정에서 국회 입법 보조원으로 일하며 아카이브평화기억과도 인연을 맺게 되었죠. 정미영 담당은 보유한 기술과 기록을 접목해, 아카이브평화기억의 아카이브 구축과 기록물 관리를 맡고 있습니다.
아카이브평화기억 단체를 설립할 때, 석 대표는 ‘아카이브’라는 단어가 단체 이름에 꼭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오히려 고민은 아카이브를 이름의 앞에 넣을지, 뒤에 넣을지에 대한 문제였죠. 기본적으로 기록 활동을 중심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아카이브는 당연히 들어가는 이름이었어요.
Chapter 2. 아카이브가 담아야 하는 것
아카이브평화기억의 목표는 단순 기록만을 축적하는 데 있지 않아요. 기록을 통해서 다음 세대가 전쟁의 교훈을 배우고, 일상에서 평화의 중요성을 함께 고민할 수 있기를 바라죠. 석미화 대표는 말합니다.
"아카이빙은 단순히 많은 것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에요. 기록에는 반드시 동시대성이 담겨 있어야 하고, 그 기록을 만든 이들의 관점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많은 자료를 모아두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살아있는 관점과 이야기가 담겨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전쟁의 기억을 기록하는 일은 그 시대의 고민과 감정이 함께 녹아있어야 해요. 전쟁을 국가의 서사로만 남기지 않고, 전쟁을 겪은 개인들의 이야기로 재해석하는 작업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시민들이 참여하는 구술 작업은 그 자체로 다양한 관점과 이야기들을 모으는 중요한 역할을 해요.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공유함으로써 기록이 더 풍부해질 수 있어요."
정미영 담당은 시민단체들이 주로 이슈 중심으로 활동하다 보니 기록을 남기는 것에 소홀해지기 쉽다는 점을 지적해요. 아카이브평화기억은 기록이 단순한 보관을 넘어 사람들의 삶을 연결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평화의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는 중요한 창구가 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참전 군인들의 기록은 단순히 구술 작업을 넘어서, 그들의 삶과 전쟁 경험을 조명하는 과정이에요. 그들이 어떤 생각을 했는지, 어떤 경험을 했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소통이 필요하죠."
석미화 대표는 전쟁을 개인의 이야기로 기록하는 것이 평화의 과정이라고 강조해요. 전쟁이 끝난 후에도 남아있는 상처와 트라우마,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이 아카이브평화기억의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Chapter 3. 기록으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우리의 활동은 전쟁의 기억을 개인의 기록으로 가져오는 과정인데, 월남전이라는 전쟁의 기억을 마을과 공동체의 서사로 접근하려고 한 시도였어요."
참전군인의 서사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 중 하나는 바로 가난이에요. 한국전쟁 이후의 시절을 그저 ‘가난’이라는 단어로만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구술 활동을 통해 참전군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감정적으로 공감하고, 이를 어떻게 기록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고 해요.
"사실은 그분들도 이야기하는 것이 쉽지 않아요.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 속에서 감정의 변화를 만나는 분들도 계시고, 이전에 한 번도 이야기하지 않았던 것들을 굉장히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경우도 있죠. 반면에 갑작스러운 심경의 변화를 이유로 거부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월남으로 간 동창생들’ 프로젝트에서는 참전 군인들의 전쟁 경험이 공동체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탐구했습니다. 익산 금마국민학교 1960년도 남자 졸업생 100여 명 중 10명 이상이 월남전에 참전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그들의 삶을 마을과 공동체 속에서 기록한 것이 이 프로젝트의 출발이었죠. 석미화 대표는 집단화된 참전 군인의 이미지와는 다른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기록하며, 그것을 마주하는 것이 되게 무겁지만 누군가는 꼭 해야하는 일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합니다. 참전 군인들을 여러 번 만나면서 처음에는 마음을 열지 않다가, 몇 차례 만남을 통해 서서히 전쟁 이야기를 풀어놓는 과정을 인상 깊게 기억합니다. 석미화 대표와 정미영 담당은 아카이브평화기억의 활동을 통해 나온 기록과 콘텐츠가 참전군인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기를 기대합니다.
"두 번 세 번 만날 때마다 이분들이 마음을 열고 조금씩 전쟁에 대한 이야기, 자신의 감정을 풀어놓아요.. 글로 다 표현하지 못하는 이야기들이 현장에 있거든요."
Chapter 4. 아카이브, 평화기억
현재 아카이브평화기억은 한국문헌정보기술의 창립 25주년 기념 디지털아카이브 구축 지원사업에 참여하며 아카이브 구축을 준비 중이에요. 이 단계에서 가장 큰 고민은 바로 ‘분류체계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분류체계는 단순한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단체의 궁극적인 목표와 향후 방향성과도 깊이 관련된 문제예요."
아카이브의 분류체계는 단순히 기록을 나누는 방법을 넘어서, 아카이브가 담고자 하는 의미와 목표를 반영해야 한다고 석 대표는 말해요. 처음부터 완벽한 시스템을 기대하기보다는, 꾸준한 보완과 개선을 통해 더 나은 아카이브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정미영 아카이브 담당도 이 부분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을 공유합니다.
"대부분은 아카이브란 말을 많이 들어봤지만, 실제로 아카이브를 제대로 경험하거나 이해한 사람은 많지 않아요. 기초적인 이해도 부족하고, 시스템 구축에 대한 경험도 부족하죠."
"사실 기록을 관리하고 유지하는 일은 이론으로만 배우기 어려워요.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이 많을 수밖에 없죠. 그래서 저희는 파트너로서 앞으로도 계속 함께 논의하고 협력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아카이브평화기억은 기록을 모으는 일을 넘어서, 전쟁과 평화의 의미를 재조명하는 더 큰 목표를 가지고 있어요. 아카이브평화기억과 아카이브센터가 협력하여 더 큰 목표를 이루어 갈 수 있도록 응원해 주세요!
ⓒ 아카이브평화기억 제공
출처: 아카이브현장
interviewer : 정혜지 센터장, 김수연 연구원
interviewee : 아카이브평화기억 석미화 대표, 정미영 아카이브 담당
일시 : 2024. 09. 23. (월)
장소: Google Meet 화상 회의
기획 및 편집: 김수연